“우리 아파트는 정말 괜찮은겁니까” 확산하는 도매금 불신에 건설사 냉가슴 [부동산360]
“우리 아파트도 혹시 철근 누락?” 민원↑
[헤럴드경제=고은결·박자연·신혜원 기자] “전세 퇴거시기까지 맞춰놨는데 날벼락입니다. 입주가 당장 두 달 남았는데 예정일 입주가 가능할까요?”(철근 누락 아파트 입주 예정자 A씨)
국토교통부가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아파트 단지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 명단이 거론된 시공사들 또한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이번 발표로 아파트 입주자들의 우려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조사 대상 단지 중 16%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서 ‘혹시 우리 아파트도 철근이 빠진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은 입주자대표 위원회나 조합 측에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수도권 한 아파트 계약자는 “철근 없는 아파트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지 위원회에서 점검을 잘 하고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를 앞둔 또다른 수도권 단지 입주예정자 역시 “우리 아파트는 철근 누락 논쟁에서 자유로운지, 설계·감리·시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걱정된다. 조합에서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준공된 경기도 신축 단지 입주자도 “우리 아파트는 철근이 잘 들어갔는지 궁금하다”며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철근 빼먹었으면 화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강 공사를 시행 중이며 입주자들의 편의를 위해 발주처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철근 누락 중 시공·설계 누락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LH는 2017년 이후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철근) 누락을 확인했다. 명단이 공개된 일부 단지는 이미 보강 공사를 마쳤고, 나머지 단지들은 이달과 내달 중 보강 공사를 할 예정이다.
명단에 거론된 A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민 민원은 받은 바 없지만 민원이 들어오면 발주처(LH)와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 또다른 B건설사 관계자 역시 “민원이 오면 정확한 설명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시공 과정에서 철근 누락’과 ‘설계부터 철근 누락’은 차이가 있는데 일괄적 철근 누락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철근이 누락된 15곳 단지 중 시공 누락은 4곳 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발주처 지시대로, 즉 설계 도면대로 시공만 했을 뿐인데 책임소재가 다 시공사에 있다고 하는 것은 아쉽다”고 의견을 냈다. 다른 관계자도 “LH 설계에 따르는 그저 ‘단순 도급’ 업무를 했을 뿐인데 이렇게 명단을 밝혀버리니 공공임대 관련 수주는 앞으로 더 기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설계대로 철근을 넣은건데 한순간에 철근 빼먹은 ‘파렴치한 건설사’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것을 계기로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긴급 안점점검에 들어갔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 무게를 떠받치는 테두리 보나 벽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는 식이다. 상부의 소음이 기둥을 통해 빠져나가 상부 충격이 바로 벽으로 전달되는 벽식 구조(벽이 상부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보다 층간소음이 덜하고, 내구성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보가 없기 때문에 높은 층고가 가능하고, 기둥식(라멘) 구조보다 비용이 절감된다는 특징도 있다.
국토부는 민간기업 발주 무량판 구조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 장관에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원 장관은 “현재 국토부에선 전국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현황 파악을 완료했다”며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을 경우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보강공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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