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살아도 될까요?"…철근 빠진 아파트 기둥에 청년 미래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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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37·여)는 지난해 9월 충남 아산 배방읍 세교리에 건설된 행복주택(아산 탕정 2-A14)에 입주했다.
A씨는 "평상시에도 주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파 작업이 이뤄지면 진동이 느껴져요. 불안하기는 했지만 다른 조건들에 만족하며 생활해 왔는데 철근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며 속상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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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공사 아니냐'의혹도…LH, 이달 중 보강공사 착수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A씨(37·여)는 지난해 9월 충남 아산 배방읍 세교리에 건설된 행복주택(아산 탕정 2-A14)에 입주했다. 사방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고 밤이면 악취로 골치를 앓았지만 임대료가 저렴해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디딤돌로 삼기에는 충분했다.
기대는 1년도 안 돼 불안으로 바뀌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1일 발표한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에 A씨의 행복주택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A씨는 "평상시에도 주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파 작업이 이뤄지면 진동이 느껴져요. 불안하기는 했지만 다른 조건들에 만족하며 생활해 왔는데 철근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며 속상해 했다.
아산탕정 행복주택 14단지는 11~29층의 공동주택 10개 동으로 구성된 임대주택이다. 대학생과 청년, 신혼부부를 비롯해 주거 약자 1139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해 7월 말 기준, 691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천안과 아산의 생활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20~30대 젊은층의 선호를 받았다. 청년들은 행복주택이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는 든든한 기둥이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철근이 누락됐다는 정부 발표에 믿음이 흔들렸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산탕정 14단지의 지하주차장 기둥 일부에 철근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관리사무소는 국토부 발표에 맞춰 전날 오후 4시께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었다.
A씨는 "전날 설명회 개최 소식은 들었지만 철근 누락 사실을 설명하는 자리인지도 몰랐다"며 "정확한 내용 공지 없이 이뤄진 설명회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주민들은 부실 공사를 의심하기도 했다.
B씨(20대)는 "입주 후 건물 외벽에 금이 간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고, 지난 6월에는 발코니 창문이 깨진 사실이 알려져 원인을 궁금해했지만 명확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며 "철근 누락으로 인한 손상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래를 꿈꾸던 입주민들은 1년도 안 돼 이주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C씨(34)는 "순살 아파트 뉴스를 접할 때만 해도 우리 아파트가 해당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최대 6년까지 거주할 계획이었지만 어제 뉴스를 보고 바로 다른 임대 아파트를 검색하기도 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신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D씨(37·여)는 "입주민 커뮤니티에서는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주를 언급하는 주민도 있었지만 솔직히 다른 아파트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 했다.
LH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긴급안전진단을 통해 일부 단순 누락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콘크리트의 파괴를 방지하는 전단보강근은 대부분 설치돼 있고 콘크리트 강도도 설계기준보다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6일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누락 규모를 확인하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달 중으로 보강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주민설명회도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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