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 완화로 대출 증가, 긴축 효과 무산 우려" 금통위의 쓴소리[머니뭐니]

2023. 8. 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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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긴축 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고,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도 부담 요인이라는 진단에서다.

한은이 1일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와 주택대출 금리의 하락 등으로 주택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가계부채도 다시 증가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간 이뤄온 정책 노력의 성과가 무산될까 우려된다"며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은 기조적 물가의 하향 안정세를 확인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데다 금융불균형 대응의 필요성도 증대된 만큼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가 불안 요인의 현실화, 금융불균형 리스크의 확산 시에는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감소 흐름을 보였던 가계대출이 2분기중 다시 확대됐다. 앞으로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의 재확대와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도 잠재해 있어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주택 경기 부진이 완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된 점이 우려스럽다. 대출태도가 완화된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질 경우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줄이고 무모한 투자는 자제하게 하며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확보된 소비와 투자 여력은 향후 강한 경기 회복과 견실한 성장의 기초가 된다"고 언급했다.

다른 위원 역시 "가계대출이 그간의 감소 흐름에서 다시 증가로 전환됨에 따라 장기간 누증된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을 지연·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향후 성장 및 물가 경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의 필요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한미 금리차도 금통위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배경이다.

한 위원은 "지금 예상되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근원물가 둔화 속도의 불확실성, 미래 금융안정을 위한 가계부채 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면서 향후 필요 시 추가적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른 위원은 "원 달러 환율은 1300원을 전후로 등락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역대 최고 수준인 한미 기준금리차가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환율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 기조가 확실시 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근원물가 흐름, 경제의 성장 경로, 가계부채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 등을 봐가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마을금고 사태에 대해선 금융시장 파급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대체로 평가하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새마을금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금융당국이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위원은 "최근의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사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화되고 정보공개가 적시에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동 기관의 안정성에 대한 고객 불안감이 커지면서 발생했으나 그 근저에는 드러나지 않은 부실에 대한 의혹,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실한 관리 감독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마을금고가 예수금이나 거래고객 면에서 상당한 규모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한 만큼 전문성 있는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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