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서 1만가구 입주…전셋값 더 떨어질까?
내년 입주 물량 적고 강남 대기수요는 충분
"전셋값 하락폭 크지 않고 일시적일 가능성"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 입주 물량이 1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강남·서초에서 대규모 단지가 집들이에 나서면서 전세 매물이 증가하고 인근 전셋값도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셋값 낙폭이 제한적이고 전세가 약세장이 오래 가지 않을 거로 내다봤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적고 강남구는 입주 단지가 없는 등 공급이 부족할뿐더러 강남에 입성하려는 대기수요는 많다는 이유에서다.
강남·서초 약 1만가구 입주 시작…전세가 조정 가능
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입주 물량은 1만6670가구로 상반기(1만3644가구)보다 22.7%가량 증가했다.
이중 강남 서초지역에만 약 1만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8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에 이어 11월에는 6702가구 규모의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가 예정돼 있다.
대규모 단지가 입주하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 인근 강남권 위주로 전셋값이 조정될 거로 예상된다. 특히 래미안원베일리의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래미안원베일리 전세 매물은 1424건으로 집계됐다. 서초구 전체 전세 물량(4537건)의 31.4% 수준이다.
전세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도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8월 준공) 전용 84㎡(10층)는 지난 5월 11일 15억원에 신규로 계약됐다.
그러나 최근 같은 면적대의 매물이 12억1200만(지난달 19일)~13억4000만원(지난달 10일)에 잇달아 계약되면서 2억원가량 전셋값이 낮아졌다.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A 중개업소 대표는 "한강뷰 여부와 저층인지 고층인지에 따라 래미안원베일리의 전세 호가도 천차만별"이라면서 "현재 가장 저렴한 매물은 13억5000만원(1층)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입주장이 시작되면 전셋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B 중개업소 대표는 "입주 시기는 이달 말부터 11월 중순까지"라면서 "입주가 끝날 때쯤 잔금을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추가로 급매물을 내놓을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강남구에선 1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입주를 시작한다. 입주 예정 물량이 6702가구로 많아 해당 단지의 전셋값 하락과 함께 인근 단지의 전셋값도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3월 입주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4가구)'의 2배 수준이다. 당시 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입주 전후로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를 앞둔 1월 전용 84㎡가 7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최고가는 지난 6월 26일에 14억원에 거래된 건으로 최대 2배가량 차이 난다.
"공급 적고 수요 많아…약세장 길지 않을 듯"
강남에서 대단지 아파트 2개 단지가 입주하는 만큼 올 하반기 인근 지역 전셋값은 하락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고 약세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서울에서 입주하는 아파트가 적을뿐더러 강남구 내에서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다"며 "내년 공급이 부족할 거로 예상되면서 약세장이 오래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을 포함해 총 3만346가구로 집계됐지만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3841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지난 2019년 4만5730가구, 2020년 4만5703가구와 비교하면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공급은 부족하지만 수요는 많아 약세장이 길지 않을 거라는 설명도 나온다. 직장과 학군 등의 이유로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대기 수요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수요는 항상 넘친다"며 "주거의 상향 이동·학군·직장 등을 이유로 유효수요뿐만 아니라 대기수요, 잠재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이 적고 수요가 충분하니 약세장이 오래 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12월 준공)도 총 1073가구로 규모가 커서 입주 당시 전셋값 조정이 왔었다"면서도 "당시 약세장이 상당히 지속될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1~2주 만에 다시 올랐다"고 설명했다.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C 중개업소 대표도 "저렴한 전세 매물부터 속속 계약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전세 매물 위주로 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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