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1위는 누군데?”...삼성·SK 총성없는 ‘HBM 반도체 전쟁’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8.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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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HBM의 4세대 제품인 HBM3 [사진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건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두고 신경전이 뜨겁다. 서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업계 1위’를 주장하면서 반도체 업황 반등기를 대비해 선점에 나선 모양새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2위는 삼성전자(40%), 3위는 마이크론(10%)이 차지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을 말한다.

원래는 그래픽 작업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HBM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HBM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자료 등을 근거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초기부터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며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 선두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로부터 HBM 기술 경쟁력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이미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고, 이를 수성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가 HBM 선두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HBM3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고객 오퍼가 진행 중”이라고도 강조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직 계약이 체결되기 전 사항까지 투자자들에게 밝힌 것을 두고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3 제품 [사진출처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HBM 4세대 제품인 HBM3 양산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보다 늦은 올해 말쯤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자사가 ‘HBM 시장 1위’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 대상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0% 이상”이라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이 과반 이상이라고 밝힘으로써 업계 1위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경쟁력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10%까지는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업계 1,2위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나머지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올해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HBM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는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고, 또 양사가 그만큼 AI시대 필수재인 HBM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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