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구름이 머리카락?”...‘바벤하이머’, 日서 원폭 피해 희화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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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공식 SNS 계정이 원자폭탄 이미지와 바비를 합성한 포스터에 댓글을 달았다가 일본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영화 '바비' 미국 공식 트위터 계정은 주연인 마고 로비 머리스타일을 버섯구름으로 합성한 사진에 '이 켄(바비 남자친구)은 스타일리스트다'라는 댓글과 윙크하는 이모티콘을 달며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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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공식 SNS 계정이 원자폭탄 이미지와 바비를 합성한 포스터에 댓글을 달았다가 일본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최근 미국에는 ‘바벤하이머’라는 용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합친 인터넷 밈으로,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두 영화가 지난달 21일(북미 기준)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이 이목을 끌었다. 팬아트, 합성 사진, 티셔츠 등 영화 속 인물을 합성한 2차 창작물이 각종 SNS를 통해 퍼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바벤하이머의 인기는 두 영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개봉 첫 주 ‘바비’와 ‘오펜하이머’는 합해서 3억 68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영화 바비는 첫 주 주말에만 1억6200만 달러(약 2076억원)를, 오펜하이머는 같은 기간 8250만 달러(약 1057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밈은 일본에선 환영 받지 못했다. 영국 BBC는 1일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 재팬이 영화 바비 공식 홈페이지에 바벤하이머 밈(meme)이 올라온 것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영화 ‘바비’ 미국 공식 트위터 계정은 주연인 마고 로비 머리스타일을 버섯구름으로 합성한 사진에 ‘이 켄(바비 남자친구)은 스타일리스트다’라는 댓글과 윙크하는 이모티콘을 달며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또 핵폭발 장면 뒤로 바비를 어깨로 들쳐 매고 걷는 오펜하이머 모습을 담은 사진에는 “잊지 못할 여름이 될 것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은 전세계 유일 원폭 피해국가인 일본을 고려하지 않고 원폭 피해를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워너브라더스 재팬은 공식 계정을 통해 “바벤하이머는 두 작품 모두 보기를 권장하는 해외 팬들의 일련의 활동이며, 이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해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해당 댓글에 대해선 “매우 유감”이라며 “영화 바비 미국 본사 공식 계정이 SNS 게시물에 보인 반응은 배려가 부족했다. 이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미국 본사에 합당한 대응을 요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배려가 부족한 일련의 반응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잘못은 미국 계정이 저지르고 사과는 일본 계정이 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계정 측은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오펜하이머’는 일본 개봉일을 정하는 것부터 논란을 빚었다. 그도 그럴게, 영화 주제가 원자폭탄이다. 이 영화는 1940년 미국의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에 참여해 원자폭탄을 개발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한순간에 많은 국민을 잃었던 과거가 있는 일본에게는 민감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현지 언론도 일본에서 1945년 8월 6일은 히로시마, 9일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며, 15일은 패전일이기 때문에 ‘오펜하이머’ 측이 개봉 시기를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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