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주민들 패닉…"지진나면 어쩌나, 당장 이사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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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라도 크게 나면 건물이 당장 무너지는 것 아닌가요. 기둥에 철근이 없다는데 지하주차장에 주차도 못해요. 마음같아선 당장 이사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괴롭습니다."
보강철근이 대다수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경기도 한 아파트 입주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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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라도 크게 나면 건물이 당장 무너지는 것 아닌가요. 기둥에 철근이 없다는데 지하주차장에 주차도 못해요. 마음같아선 당장 이사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괴롭습니다."
보강철근이 대다수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경기도 한 아파트 입주민의 말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기둥으로 쏠리는 하중을 견뎌주는 보강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과 입주예정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특히 문제가 생긴 곳들은 대부분 대부분 청년과 소득기준에 맞는 신혼부부 등 저소득층을 위해 만든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이다. 보금자리를 해결했다는 안도감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불안감으로 바뀐 셈이다.
1일 LH 등에 따르면 문제가 발견된 15개 단지 중 5개 단지(4287가구)는 이미 입주가 이뤄졌다. 경기 파주 운정 A34블록과 남양주 별내 A25블록, 충북 음성 금석 A2블록, 충남 공주 월송 A4블록, 아산탕정 2-A14블록이다. 금석 A2블록은 기둥 123개 중 101개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됐다.
한 입주민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하는 현실이 무섭다"며 "불안해서 당장 짐을 싸고 친척집에 간다는 주민들도 많다"고 했다.
이번 발표 전까지 LH와 아파트 측은 해당 주민들에게까지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입주가 완료된 경기도 파주시 파주운정 A34블록 지하주차장 곳곳에는 '위험'이라고 적힌 테이프가 둘러져있었다. 천막 위에는 '페인트 도색 보수작업'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실제로는 철근 보강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이 아파트는 이번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기둥 331곳 중 12곳에서 보강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난 곳이다.
한 입주민은 "입주 1년이 다 돼가는데 이제야 보강공사를 하는게 말이 되냐"며 "이마저도 철저히 숨겨가며 주민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를 진행중인 충남 아산배방 LH 14단지는 행복주택이다. 1139세대 중 691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세대별 면적은 최대 44㎡로 대부분 1인가구다. 한 입주민은 "힘겨웠던 주거문제를 해결해 홀가분한 기분이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문제가 생긴 다른 아파트 입주민도 "입주자들이 모인 단체카톡방에서 모두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당장 이사를 갈수도 없고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많지 않아 패닉상태"라며 "신혼부부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했는데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외부 기관을 통해 해당 단지들에 대한 안전진단에 나설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주민에게 먼저 상황을 설명한 뒤 외부 기관을 통해 정확한 하중 계산을 할 계획"이라며 "입주민의 신뢰 회복을 우선으로 해 모든 지적 사항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LH 외 민간 시행사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100여곳도 점검중인데, 이달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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