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기억력 저하 ‘브레인포그’ 치료 시동건다...美 롱코비드 임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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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후유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펜실베니아대 종양학자이자 생명윤리학자인 에스겔 엠마누엘 교수는 "스탠퍼드대와 예일대가 이미 롱코비드 환자 치료를 위해 팍스로비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NIH는 증상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빨리 질병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에 나섰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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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장기화 환자에 ‘팍스로비드’ 투약…치료 효과 평가
전문가들 ‘늑장대응’ 비판…“더 일찍 시작했어야”
미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후유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 후 3개월 안에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증상이 지속되는 후유증을 ‘롱코비드’라고 정의하고 있다. 롱코비드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침, 후각·미각 변화, 피로가 꼽힌다. 이 가운데 뇌신경의 미세한 염증으로 머리가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지거나 정신이 희미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는 코로나19를 겪은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상당수 코로나19 생존자들은 집중력 장애, 기억력 저하, 피로감 같은 브레인 포그를 호소하고 있다.
롱코비드 증상은 미국에서 최대 2300만명이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에선 롱코비드 환자가 전체 확진자의 0.4% 수준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국내 누적 확진자수는 3320만1796명로 이 가운데 13만2807명이 롱코비드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여러 가설이 나오긴 했지만, 롱코비드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감염을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몸에 남아 염증을 일으키거나, 바이러스가 기침을 일으키는 신경 기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구체적인 치료법도 없는 상태다.
NIH 주도로 진행되는 이번 임상에는 11억5000만달러(약 1조4745억원)가 투입됐다. 바이러스 지속, 브레인포그·기억력 손실·인지 문제, 졸음·수면방해, 신경계(심장박동·호흡) 문제 등 4가지 치료 분야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먼저 바이러스가 몸 속에 남아 있는 롱코비드 환자 치료를 위한 첫 번째 임상시험은 이미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사용하는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처방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미국 의료진들은 환자 일부에서 감염 후 280일 동안 바이러스가 지속된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롱코비드 환자들의 대표적인 증상인 브레인 포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 훈련을 위한 웹 기반 프로그램인 ‘브레인HQ(BrainHQ)’을 통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뇌 활동과 혈류를 돕기 위해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비침습적인 장치도 사용해 치료 효과를 확인한다.
졸음·수면방해 감소를 위한 임상에서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해 각성을 유지하는 ‘모다피닐’과 수면장애 약물인 ‘솔리암페톨’ 등 각성제를 사용해 위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롱코비드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를 계속 강조해온 전문가들은 NIH의 임상 계획에 대해 “늑장대응”이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펜실베니아대 종양학자이자 생명윤리학자인 에스겔 엠마누엘 교수는 “스탠퍼드대와 예일대가 이미 롱코비드 환자 치료를 위해 팍스로비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NIH는 증상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빨리 질병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에 나섰어야 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 임상연구의 공동 수석 연구원인 우핀더 싱 스탠퍼드대 전염병학 교수는 “NIH가 주목한 증상들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 연구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왜 일부 환자들은 브레인포그에 걸리고 다른 환자들은 수면 장애에 걸리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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