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이는 미국 은행들…경기 침체 시그널?

이명철 2023. 8. 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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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경기 하강을 예상한 은행들이 대출 심사에 좀 더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모든 유형의 대출에 대한 기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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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설문조사, 절반 이상이 “대출 기준 강화”
긴축 국면에 대출 심사 깐깐해져 “경제 둔화 시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경기 하강을 예상한 은행들이 대출 심사에 좀 더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은행 대출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분기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 대출 조건을 강화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8%로 전분기(46.0%)보다 4%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은행들이 최근 들어 대출할 때 더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은행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놓이고 대출기관은 신용 대출을 제한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신용 수요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대·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약하다고 응답한 은행의 비중은 51.6%로 1분기 55.6%보나 낮아졌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데다 경기 침체기 추가로 대출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 더뎌진 것이다.

은행들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모든 유형의 대출에 대한 기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전망이 덜 우호적이거나 불확실하고 담보 가치와 대출의 신용 품질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목표치를 5.5%로 올리면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 이어지게 되면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고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은행의 대출 태도 또한 경제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대출 기준이 크게 강화된 시기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니엘 실버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기준의 긴축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며 “당장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긴축은 경제가 둔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등 나름 선방하고 있지만 이번 설문조사는 앞으로 경기 침체를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는 “최근 경제 지표의 회복세와 인플레이션 둔화를 감안하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가계가 신용 환경의 긴축을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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