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구, 일요일에도 마트 열었더니...중소상공인 함께 웃었다

정인지 기자 2023. 8.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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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마트 의무휴업 10년, 잃어버린 것들① - 의무휴업일 평일로 바꾼 대구시, 모두가 해피해졌다
[편집자주] [편집자주]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규제는 지역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취지로 2012년 시작됐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재래시장은 계속 쪼그라들고 문을 닫는 마트가 속출하면서 지역경제는 더 어려워졌다. 지난 2월 대구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다.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마트, 소상공인, 지역경제 모두 플러스였다. 대구의 사례는 규제가 아닌 상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전국 최초로 광역시 기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한 대구에서 전체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가 실제 데이터로 확인됐다. 대형마트가 주말에 정상영업을 하자 유동인구가 늘어 중소 소매업체와 음식점이 함께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린 것이다. 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면 주변 소상공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계가 각 지자체에서 이뤄질 의무휴업 논의에 객관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1일 단독 입수한 '대구시 의무휴업일 분석 결과'(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팀)에 따르면 평일 의무휴업일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대구시내 소매업 및 음식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가 증가했다. 소매업은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쇼핑센터를 제외한 중소상공인 등이 포함됐다. 이는 대구 주변의 비교 대상 지역인 부산(25.5%), 경북(18.6%), 경남(15.5%)보다 높은 것이다.

조 교수팀의 연구는 A카드사의 대구시내 신용카드, 체크카드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으며 오는 17일에 열리는 한국유통학회 하계융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A카드사는 대구지역 점유율이 약 18%로 270만 가맹점 조사가 가능하다. 조 교수는 "카드 사용 데이터는 추세분석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점유율이 18%면 전수조사에 가깝다"며 "대구의 매출 상승률이 타지방보다 높았던 배경은 가족단위로 바깥활동을 하는 일요일에 타지역에서도 놀러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대구시 8개 구·군은 올해 초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둘째주·넷째주 일요일에서 같은 주 월요일로 변경했다. 대형마트는 2012년에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거해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보통 구 단위로 협의를 진행하는데 특·광역시 전체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것은 대구가 최초다.

업종별로는 대형마트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슈퍼마켓이 기존 의무휴업일이었던 2·4주 일요일에 매출이 2.47%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신규 휴업일인 2·4주 월요일 매출이 13.7% 뛰면서 전체 3개월간 매출이 9.51% 증가했다. 역시 부산(3%), 경북(3%), 경남(0.01%)보다 높았다.

농축산물전문점 역시 2·4주 일요일 매출은 7.1% 감소했지만, 월요일 매출이 7.4%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은 10%가 확대됐다. 부산은 8.6%, 경북은 10.1%, 경남은 5%가 늘었다.

특히 음식점, 편의점은 일요일 대형마트의 집객효과를 누리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음식점의 2·4주 일요일 매출은 39.2%, 월요일 매출은 32.2%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은 40.3%가 뛰었다. 전체 기간 기준 부산은 36.7%, 경북은 30.2%, 경남은 25.4%가 증가했다. 편의점은 2·4주 일요일 매출이 20.8%, 월요일은 17.7%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이 22.7%가 성장했다. 전체 기간 기준 부산 매출 성장률은 16%, 경북은 9.1%, 경남은 2.3%였다.

이 외에도 대구시 내 가구·가전·생활 업종의 3개월간 매출이 30%, 의류점 매출이 17.1% 증가했다.

대구시민의 대구 지역 내에서의 소비도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4월 대구시민의 대구시 내 소매업, 음식점 이용 비중은 73.5%로 전년 동기 71.8% 대비 1.7%포인트가 늘었다. 2·4주 일요일 비중은 68.8%에서 69.4%로, 월요일 비중은 71.3%에서 73.1%로 모두 확대됐다.

조 교수는 "의무휴업일과 관련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영업규제 초기에는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며 "온라인 거래로 오프라인 상권 경쟁력이 낮아진데다 대형마트가 쉬는 날 지역 바깥으로 나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데이터 분석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변경이 오프라인 상권 내 소비를 증가시킨 사례"라며 "장기적으로 기업들에게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어 지역 소비·경제 부흥을 바라는 지자체들에게 좋은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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