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최근 3년 수능·6월 모의평가 킬러문항 22개”...사실일까?[팩트체크]
교육부는 지난 6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올해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항 가운데 총 22개의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을 가려냈다. 교육부 주장대로 이들 문항이 킬러 문항이 맞는지 따져본다.
교육부는 영역별로 선정 기준을 나눠 이를 분석했다. 영역별로 보면 국어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과 전문용어를 사용해 배경지식을 가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는 문항, 문제풀이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내용 파악을 어렵게 하는 문항, 선택지의 의미와 구조가 복잡해서 의도적으로 학생들의 실수를 유발시키는 문항 등이다. 수학은 여러 개의 수학적 개념을 결합하여 과도하게 복잡한 사고 또는 고차원적인 해결방식을 요구하는 문항, 대학과정 등을 선행학습한 학생은 출제자가 기대하는 풀이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 사이의 유불리를 발생시키는 문항 등이 포함됐다. 영어는 전문적인 내용 또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영어를 해석하고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과도하게 길고 복잡한 문장을 사용하여 해석이 어렵고, 선택지에서 길고 복잡한 구문과 어려운 어휘 등을 사용하여 지문을 이해하고도 문제를 풀기 어려운 문항 등이다.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수학 공통 21번 문항이 킬러 문항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이 문항을 킬러 문항으로 선정한 이유로 ‘정답률을 낮추기 위해’라고 밝혔는데 이 교사는 이 문구는 킬러 문항의 정의가 앞서 얘기한 것과 달리 낮은 정답률도 킬러 문항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자료에서) ‘불필요하게 명제 개념을 도입했다’라고 주장하는데 보기의 ‘ㄱ’을 통해 특정한 경우를 통해 귀납적으로 상황을 분석해 볼 기회를 주고, ‘ㄴ’을 통해 t값에 따라 두 함수의 그래프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ㄷ’를 만족하는 t 범위를 밝혀내는 데 의미가 있어 충분히 가치 있게 평가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교육부 주장대로 다음 문제는 킬러 문항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2023학년도 수능 미적분 30번 문제의 경우는 교육부가 지적한대로 문제 해결 과정이 복잡해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과 유의사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여러가지 미분법과 도함수의 활용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할 수 있다. 2022학년도 수능 미적분 29번의 경우도 삼각함수, 사인법칙과 함수의 극한이 결한된 형태의 문항으로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다소 복잡한 형태의 함수를 다루고 있고, 대학에서 배우는 개념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킬러문항이라고 인정했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14번이 낯선 현대 철학 분야의 전문 용어를 다수 사용하고, 문제의 선택지로 제시된 문장이 추상적이어서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서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목적의 글을 읽도록 하는 것을 고려하면 교육과정 밖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나 영어의 경우 국정교과서가 아니라 검인정교과서다 보니 교과서 내에서 비문학 등이 문제출제영역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어 교육과정에 속하는지 여부를 특정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학원강사들은 보고 있다”며 “논란이 되는 국어 영역에 있는 과학 지문 등의 경우 EBS에 연계된 문제가 나오는 상황이라 일반인들과 이를 공부했던 학생들의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어 이런 킬러 문항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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