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지쳐있는 심장…‘이런 증상들’ 위험신호
펄펄 끓는 폭염으로 우리 몸에서 무리가 가기 쉬운 신체기관이 심장이다. 하지만 여름철 어지럼증은 흔히 더위로 인한 것으로 오인하기 쉬워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심근경색·협심증·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량이 같이 줄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또 혈관과 근육이 이완되고 혈액 순환이 느려져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원활한 혈액 순환을 위해 심장이 무리하게 되면 노인이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심혈관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어지럼증은 흔히 더위로 인한 것으로 오인하기 쉬워 방치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홍순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관이 수축해 발생하는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있어 알기 쉽지만, 탈수와 혈압 저하로 유발된 심근경색은 실신, 어지럼증 등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나 심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라면 여름철 한낮 외출을 피하고 틈틈이 수분과 소량의 전해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병 환자들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져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어 한낮의 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은 150∼200㎖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600㎖ 정도의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위에서 흡수되는 양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호흡이 제한되거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도 있다. 커피나 녹차는 오히려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 수분을 빼앗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탈수나 갈증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 땀을 많이 흘렸다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날씨가 선선할 때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빨리 걷기 운동은 일주일에 3~5회씩 30~60분간 지속하는 게 좋다. 운동 중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실신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꼭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심장질환자는 증상을 방치할 경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 후 덥다고 급히 찬물로 샤워하면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고,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돼 발생하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히 자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와 고혈압이 있다면 심장질환 위험도가 높은 만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관리해야 한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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