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코로나·독감 동시 확산… '굿바이 마스크' 괜찮을까

송연순 기자 2023. 8.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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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데믹, 현실이 되는 것 아닌가"우려 속
정부, 감염병 대응 2단계 하향 절차 '속도'
의료전문가들 "방역 규제완화조치 재고해야"
무더위 속 코로나19 검체 채취.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예정대로 이달 코로나19 방역 2단계 완화를 시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철 찜통더위 속에서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이 동반 유행하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의료 전문가들도 코로나19 감염병 단계 하향 조치 재고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근거가 되는 개정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관리법)이 1일 공포됐다. 질병청은 개정 법률 공포 전 이미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4급에서 2급으로 낮추는 고시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4일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이달 3일까지가 의견수렴 기간이다. 고시가 개정되면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독감), 급성호흡기감염증, 수족구병 등과 함께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감염병'인 4급 감염병이 된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 일주일간 일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 5529명으로, 전 주(3만 8802명) 대비 17% 증가했다. 주간 단위로 5주째 증가세다. 일별 신규 확진자는 5만 814명→5만 7220명→5만 1243명→4만 875명→4만 8203명→4만 4765명→1만 8386명이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11일(5만 4315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이로 인해 주간 신규 확진자 수도 31만 3906명으로 전주보다 23.7% 증가했다.

확진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를 의미하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7월 셋째 주 코로나19 감염 재생산지수는 1.19였다. 지난달 마지막 주의 1.03에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감염 재생산지수 1 이상은 코로나19가 유행 확산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부터는 감염이 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여름철에 접어들면 감소하는 독감도 동절기 유행 기준을 3배 이상 웃도는 등 유행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더운 한여름에 독감이 유행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8주 차(7월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16.9명으로, 25주 15명 → 26주 16.1명 → 27주 16.3명에 이어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질병청은 1000명당 의심환자가 4.9명을 넘어서면 독감이 유행하는 것으로 보는데, 유행기준의 3배에 달하는 환자 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독감이 유행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까지 증가하면서 '멀티데믹'(감염병 동시 유행)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추세는 지난 6월부터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고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방역 규제가 완화된 것에 더해 작년 말 접종받은 백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코로나 변이의 등장도 확산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중 XBB와 그 하위변이들은 기존 백신이 잘 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코로나 재확산 추세와 독감의 이례적인 여름철 유행에 대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유행세가 일상회복을 되돌릴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의 경우 예방접종으로 만들어진 백신의 면역 유지 기간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1년에 한두 번은 중소 규모로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작년 겨울철 유행만큼 심하지 않은 수준이고, 위중증 환자 수와 치명률은 이전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현재의 의료 대응 체계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부는 하루 10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일상적인 의료시스템 내에서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 방역 조치를 완화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 대응 역량이 충분한 만큼 코로나 로드맵 2단계 시행을 연기하거나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보단 고위험군에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등 개인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0월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XBB.1.5를 겨냥한 새 백신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도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경우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이 건강에 치명적인 만큼 하향 조치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의원협회(이하 의원협회)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감염병 단계 하향 조치 재고를 요청한다'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2단계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 코로나19는 독감 수준으로 관리되는데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에 비춰본다면 이는 졸속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병원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게 될 경우 의료체계에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4급 하향과 함께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를 시행할 계획인데, 시행 시점은 고시 개정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행 시점은 이달 초중순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코로나19의 확진자 규모가 커지고 있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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