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한은 대출제도 개편…은행-비은행 생태계 파괴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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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은 한국은행이 은행에 대출 적격담보채권을 확대하고 유사시 비은행권에서 같은 방식을 적용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일 보고서에서 "지난 번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가 재현될 경우 한은이 해당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유동성 지원을 적시에 해줄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지난 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발생 당시 도입한 BTFP(Bank Term Facility Program)의 한국판 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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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당국이 은행·비은행간 장벽 허물어 버려"
비은행에 암묵적 신용보강…의도치 않은 혼란 야기
비은행, 하이일드채권·중후순위 PF 등 리스크 테이킹 안 할 듯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하나증권은 한국은행이 은행에 대출 적격담보채권을 확대하고 유사시 비은행권에서 같은 방식을 적용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로써 정책당국은 기존의 각종 시장 안정화 조치에 더해 비은행권 유동성 경색 상황까지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고, 이는 적어도 표현적, 단기적으론 투자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장기적으론 잠재적인 부담 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이 공식적으로 은행, 비은행간의 장벽을 허물어버림으로 인해 관련 금융사들간의 정체성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정책당국이 비은행에 암묵적인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은 그 명분에 대한 적절성은 논외라 하더라도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아닌 금융사에 대해 은행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고 이는 향후 예금 및 대출시장에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은행은 보강된 신인도로 인해 낮은 이자로도 예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은행권 및 비은행 예금자들로서도 그리 달갑지 않은 상화이라고 평가했다. 또 비은행은 낮은 금리로 조달함에 따른 요구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이전 대비 위험 투자를 안해도 되는, 운신의 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 연구위원은 “그간 비은행들은 은행 대비 불리한 조달 환경에 맞춰 상대적 투자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 중후순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시장 등에서 큰 손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인해 더 이상 리스크 테이킹할 유인이 없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 연구위원은 “예금-대출시장에는 오랜 세월 누적된 먹이사슬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다”며 “시스템 내 비은행의 비중이 커졌다고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은 대마불사 논리와 다르지 않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정책당국은 우발적 생태계 파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에 노출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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