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고객수 증가한 인터넷전문은행… 2분기 실적 충당금이 관건
카뱅 2분기 당기순익 전년 대비 34.7% 증가 예상
케뱅·토뱅도 올 상반기 주담대·고객수 크게 늘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성장과 고객 수 증가로 2분기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저신용자 목표 비중 확대로 건전성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어 충당금 수준에 따라 순이익 개선 수준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손충당금은 향후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현금을 의미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2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이달 중순부터 2분기 실적발표를 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2분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 증가 요소로 주담대와 고객 수 등을 꼽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주담대를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 상반기 주담대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022억원, 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34.7% 늘어난 수치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1조4000억원의 높은 대출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1조9000억원대의 대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주택담보대출이 대출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용대출과 전세대출까지 반등하고 있어 올해 5조원 이상 대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낮은 대출금리 수준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출시 1년 만에 잔액 2조4000억원을 넘어섰으며 1분기 기준 신규 취급액은 1조43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신규 취급액 7940억원과 비교해 약 80.1% 증가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대환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0.3%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해 기존 시중은행의 대환대출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전체 주담대 중 대환대출 비중이 54%에 달한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주담대 성장과 고객 수 증가로 인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을 1조4000억원 취급했다. 아담대는 케이뱅크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케이뱅크 역시 아담대 대환대출 고객이 전체 취급액의 50%가량을 차지할 만큼 주담대 비중을 늘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가입 고객은 700만명을 기록하며 1년 새 2배 가까이 고객이 늘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2분기 성장 요소가 순이익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면 그만큼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더 많이 내줘야 한다. 한 해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부실채권도 늘어나 연체율이 높아진다. 이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지만,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은 회계상 손실로 인식된다. 대손충당금 증가가 2분기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 1분기 토스뱅크는 28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출범 이래 분기 기준 최저 손실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대손충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인 772억원 적립한 영향이다. 케이뱅크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성장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면서 순익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케이뱅크가 1분기에 쌓은 충당금은 602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196억원) 대비 세 배 이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도 중·저신용자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 충당금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연말까지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 토스뱅크는 44% 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춰야 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비중은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3.9%, 토스뱅크 42.06%로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주담대가 대출성장을 견인하고는 있으나, 이와 대손충당금 적립은 별개의 문제”라며 “충당금이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당금 적립 규모가 2분기 실적을 가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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