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위기대응 모드 'ing'…상반기 대손충당금 가장 많이 쌓은 곳은?

5대 금융지주, 상반기 충당금 규모 늘려…KB금융, 가장 많이 적립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금융권의 연체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기말까지 미회수된 매출채권 중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을 말한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결산할 때 손실로 계산되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금 규모를 늘렸다.

5대 금융지주 중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쌓은 곳은 KB금융이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3196억 원을 신용손실충당금으로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7배 늘어난 수준이다.

다음으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1조9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7% 늘었다.

이어 농협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128.6% 증가한 8436억 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4.6% 늘어난 8180억 원의 충당금을,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의 1.8배 규모에 달하는 7774억 원을 적립했다.

금융권이 충당금 적립을 늘리는 이유는 건전성 우려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40%를 기록했다. 원화대출 연체율은 최근 증가 추세지만 0.4%대를 기록한 것은 약 3년 만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오는 9월 말부터 코로나19로 상환을 유예한 여신의 상환이 개시되면 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적용받은 여신 규모는 85조 원으로 집계됐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늘리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위기 대응이 더 심각한 사안이라고 보고 충당금 규모를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기 침체 상황도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규모도 늘어난 것이다. 하반기에도 추가 충당금 적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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