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가격 한달새 2배로…장마 끝에도 채소값은 계속 올라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8. 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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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보다 긴 장마와 폭우로 국산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한 고객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이승환 기자>
지난달 26일로 올해 장마가 끝났지만 국산 채소값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다. 평년보다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일부 농산물 품목의 수확량이 급감한 것은 물론, 농가 곳곳에서 수해 지역이 속출해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 후 본격화한 폭염 역시 걸림돌이다. 상추, 애호박 등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 가격이 일제히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이미 턱밑까지 올라온 밥상 물가에 또 한번 비상이 걸렸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100g)의 소비자 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2153원으로 1개월 전(928원) 대비 132%나 올랐다. 한 달새 가격이 2.3배로 뛴 것이다. 1주일 전(1977원)보다도 8.9% 높고, 7월 31일의 평년 가격(1143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상추(100g) 역시 2479원으로 1개월 전(1071원)보다 131%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얼갈이배추(1㎏)는 2552원에서 4832원으로 89% 올랐고, 애호박(1개)은 1228원에서 2177원으로 77% 올랐다. 열무(1㎏) 역시 2767원에서 4712원으로 70% 가격이 상승했다. 이들 품종의 가격은 모두 평년 가격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9631원으로 1만원 이하였던 오이(10개)는 지난달 31일 이보다 43% 오른 1만3788원이 됐다. 브로콜리(1개)는 1개월 전(1820원) 대비 40% 오른 2551원에, 깻잎(100g)은 1개월 전(2117원) 대비 36% 오른 2881원에 판매됐다.

이들 품목은 대형마트에서조차도 아직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금치, 상추의 주요 산지 중 하나인 충청권의 수해 피해가 완전히 복구 되지 않은 상황으로, 전반적인 시세가 전년과 비교해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에 이어 애호박의 보조 산지로 꼽히는 충북 옥산 지역도 폭우 피해로 애호박 출하량이 회복되지 못한 것은 물론, 긴 장마를 거쳐 품위도 좋지 않은 상태다.

오이, 애호박 등 과채류의 경우 장마 후 시작된 극심한 폭염으로 출하량이 더 줄고 있어 시세가 더욱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대형마트 A사 관계자도 “수확량이 크게 줄지 않은 산지에서도 폭우·폭염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이 많아 정상품 물량이 전년 대비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상추나 깻잎, 오이의 경우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집중적으로 높아지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품목은 이달에도 당분간 가격 상승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태백·정선에서 재배되는 여름철 고랭지 배추 역시 최근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무와 당근, 양파, 대파 등 다른 주요 채소들은 이번 폭우·폭염으로 인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민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농업관측센터의 관측 품목인 36종의 주요 농산물만 놓고 보면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7월 출하량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많았다”면서도 “다만 작년 작황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평년 대비 물량은 부족해 가격이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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