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영(Young)'한 느낌의 호감형 스포츠” [어깨동무]

정예지 기자 2023. 8. 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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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핫템' 파크골프 대해부<4>
파크골프, 1998년 보급 시작
라운드 한 번에 1.5㎞ 걸어
골프의 장점은 살린 가성비 운동
야간 라운드·스크린도 등장
[서울경제]

지난 25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구로안양천파크골프장을 찾았다. 이날 서울은 한낮 체감온도 33℃가 예상되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무더위도 파크골프를 향한 중장년의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파크골프장에는 이미 40명 안팎의 동호인들이 그늘 한 점 없는 1만6500㎡(축구장 2개 넓이)의 필드에서 송골송골 땀 흘리며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시설 관리 관계자는 “이용 사흘 전부터 전화 예약을 받는데, 전화가 먹통일 지경”이라며 “잔디가 자랄 틈이 없을 만큼 발길이 잦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구로안양천파크골프장에서 회원들이 파크골프를 치고 있다. / 정예지 기자

도심지에서 즐기는 골프, ‘파크골프’

파크골프(Parkgolf)는 이름 그대로 ‘공원(Park)’에서 즐기는 ‘골프(Golf)’로 1983년 일본 홋카이도의 한 마을 마쿠베츠(Makubetsu)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는 1998년 강원 평창군의 보광 휘닉스파크(현재 피닉스 평창)가 리조트 부대시설로 파크골프장을 처음 도입했다고 알려졌다. 2010년대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다 현재는 파크골프장이 전국 361개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경기 규칙은 일반 골프와 비슷하다. 4인 1조로 게임을 진행하며, 홀을 돌며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사람이 승리한다. 다만 우드나 유틸 등 일반 골프처럼 골프채 풀세트가 필요하지 않다. 600g짜리 클럽 1대만 있으면 된다.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도심 공원이나 하천 유휴지에 조성돼 있어 골프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중장년의 관심이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파크골프로 쏠리고 있다. 탁구와 함께 시니어 스포츠의 대표로 불렸던 게이트볼은 최근 인기가 사그라지고 있다. 대한게이트볼협회 서울 회원 수는 2015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인다. △2015년 2413명 △2016년 2367명 △2017년 2207명 △2018년 2036명 △2019년 1981명 △2020년 1663명 △2021년 1530명 △2022명 1791명으로 7년 사이 회원 25%가 줄었다.

지난 25일 오전 8시 경기 부천의 한 공원에 위치한 게이트볼장을 찾았다. 아직 이용객이 없어 비어있다. / 정예지 기자

반면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파크골프협회’의 서울 회원 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2732명 △2020년 2961명 △2021년 3904명 △2022년 6272명으로 4년 사이 회원 수가 129% 증가했다.

72세의 정 씨도 최근 파크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파크골프가 ‘영(Young·젊은)’한 느낌의 호감형 스포츠라 마음에 쏙 들었다는 정씨는 “테니스 동호회는 70대 이상을 받지 않고, 게이트볼은 노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박힌 반면 파크골프는 나이 들어도 칠 수 있고, 젊은 느낌이 나서 도전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라운드 한 번에 1.5㎞ 걸어 “운동 효과 확실”

조성환(71세) 서울시구로구파크골프협회 회장은 2018년 파크골프에 입문했다. 요즘도 시간만 나면 아내와 파크골프를 친다. 골프를 잊을 만큼 파크골프에 푹 빠졌다. 그는 “파크골프 한 라운드를 돌면 1.5㎞를 걷는데 하루 세 라운드를 치르면 1만보를 거뜬히 넘는다”며 “카트를 타고 돌아다니는 골프보다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골프에 비해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은퇴한 중장년 생활스포츠로 제격이다. 조 회장은 “파크골프는 1년에 15만 원이면 칠 수 있다”며 “골프 한 번 그린피에도 훨씬 못미친다”고 전했다.

구로안양천파크골프장이나 여의도파크골프장 등은 현재 무료다. 유료인 월드컵공원파크골프장이나 잠실파크골프장도 장소 사용료가 1회에 4000원에 불과하다. 장비 대여도 1000~2000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가격은 내리고, 골프의 장점은 그대로

골프보다 입문 장벽이 낮다고, 재미까지 감해지는 것은 아니다. ‘뻥’하는 소리와 함께 골프 샷을 날릴 때의 쾌감, 동료들과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것, 탁 트인 곳에서 초록 잔디를 밟는 것, 공이 홀컵으로 들어갈 때의 짜릿함 등 골프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왔다.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구로안양천파크골프장에서 회원들이 파크골프를 치고 있다. / 정예지 기자

야간 라운딩·스크린 파크골프까지 확장

서울의 한 협회는 야간 라운딩이 가능하도록 구에 조명 설치를 요청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야간 라운딩이 가능해지면 현직에 있는 중장년을 끌어들여, 파크골프 주축이 60대에서 50대까지도 내려올 수 있다.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속속 생기고 있다. 서울 파크골프 인구는 6000 명이 넘지만 실외 파크골프장은 11곳뿐인 상황에서 시간이나 계절과 관계없이 파크골프를 즐길 방법이 생겨나며 파크골프는 더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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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지 기자 yej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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