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못내 쫓겨날 뻔”...500만원 대출에 오픈런, 하루만에 동났다
1일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이 100% 보증하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대출에 수천명이 몰려 하루 만에 한달치 대출 한도가 소진됐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대출 취급처는 광주은행, 전북은행, 웰컴저축은행, DB저축은행까지 모두 4곳이다. 광주·전북은행은 매달 70억원 내외, 웰컴저축은행은 매달 30억원 내외를 한도로 두고 있다. DB저축은행은 서울거주자에게만 매달 5억원 한도 내에서 판매한다.
이날 DB저축은행을 제외한 3곳에서 170억원 한도로 8월분 대출을 열었지만 하루만에 한도가 차버렸다. 지난달에는 4영업일만에 한달치 한도가 소진됐는데, 이번달 들어 소진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날 웰컴저축은행은 영업을 개시한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30억원 한도가 동났다. 전북은행은 오후 3시 기준 70억원 중 57억원이 소진됐다. 광주은행은 오후 2시 기준 절반 이상이 대출됐다. 월별 한도가 풀리는 매달 첫 영업일에 이같은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어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오픈런 대출’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햇살론15 대출을 거절받은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최초 대출 때 한도는 500만원이다. 6개월간 성실하게 상환한 차주를 대상으로 2차로 500만원 이내에서 대출을 내준다. 이날 신청자가 모두 500만원을 대출했다고 계산해도 하루 동안 3400여명이 대출을 받아간 셈이다.
서금원의 보증부터 대출 신청·실행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어 이날 한때 일부 은행 앱은 대출 신청 절차에서 먹통되기도 했다. 광주은행 앱은 오전 중 신청 대기인원이 수백명으로 공지되며 신청 절차가 지연됐다.
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상품은 약 3개월 만에 1002억원이 공급될 정도로 출시 초기부터 인기를 끌었다. 수요가 예상보다 크자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올해 공급 목표를 1400억원에서 2800억원으로 두 배 증액했다.
문제는 공급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6곳이 더 공급처로 들어와 이미 총 10곳에서 공급하고 있어야 했다. 지금처럼 공급처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공급목표를 달성하기에도 요원하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전산망 구축 등을 이유로 공급 참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판매할수록 마진이 남지 않는 대출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15.9%지만 실행할 때마다 서금원에 내야 하는 보증료를 빼면 연 6~7%대로 대출을 내주는 셈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다보니 연체율 상승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한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공급이 부진하자 금융위는 서금원이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최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시범사업 계획을 연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100만원 한도 내에서 신청 즉시 대출을 내주는 소액생계비대출과 비슷한 구조일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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