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더블유씨피에서 배터리 분리막 공급…계약규모 5조 넘을 듯
IRA로 분리막 업체 수혜
국내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 더블유씨피가 삼성SDI에 40억㎡ 규모의 배터리 분리막을 공급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더블유씨피가 오는 2027년까지 삼성SDI의 분리막 물량 대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더블유씨피의 일본 모기업 더블유스코프는 삼성SDI와 2027년까지 분리막 40억㎡를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더블유씨피는 삼성SDI의 한국과 미국 생산라인에 원통형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SNE리서치는 통상 원통형 셀 1기가와트시(GWh)에 분리막이 700만~900만㎡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이번 계약 규모가 약 569GWh의 배터리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를 약 711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가격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보수적으로 추정해 40억달러(약 5조1000억원) 가량의 계약이 체결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와 더블유씨피의 계약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삼성SDI의 분리막 물량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업체다.
SNE리서치는 삼성SDI의 분리막 수요량이 올해 약 9억㎡에서 2025년 12억㎡, 2030년 53억㎡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7년까지 삼성SDI의 주요 물량 대부분을 WCP가 공급하는 셈이다.
배터리사와 완성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분리막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부품 업계 수주 확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1·2 합작공장을, GM과 합작공장을 구축해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7년 삼성SDI의 북미 연 생산규모는 약 100GWh에 달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각각 계획하는 북미 지역 생산능력은 각각 324GWh, 185.5GWh에 달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분리막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는 점도 국내 업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북미산 부품 비율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아직 해외 우려 집단(FEOC)에 대한 세부지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FEOC와 관련된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FEOC 지침에 미국 행정부의 중국 배제 기조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중국 분리막 업체들의 북미 진출이 가로막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더블유씨피 등 분리막 업체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확대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오는 2030년 북미와 유럽 분리막 시장에서 한국 분리막 업체의 생산능력 비중이 75%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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