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배우 이성민 “연기 외길, 한우물만 판 형사 ‘택록’과 닮았죠”
디즈니+ 시리즈 ‘형사록’ 시즌2 종영
은퇴 앞둔 노련한 늙은 형사 그려내
OTT 작품, 드라마보다 영화 같아…
“시청자와의 만남 이제 끝 아닌 시작”
특히 택록은 ‘모든 게 내 탓’인 성정이다. 남 탓이 일상인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느라 공황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31일 총 16부작 시즌1·2 종영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민은 “그 지점이 택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며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형사 캐릭터가 소비됐지만 택록은 역대 없었던 특이하고 새로운 캐릭터여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성민이 맡은 역할엔 유독 한 우물만 파는 이들이 많다. 이른바 ‘마이웨이’다. 평생 강력계 일선 형사로 뛴 택록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선 재계 1위 대기업을 일군 진양철 회장, ‘미생’에선 워커홀릭 오상식 과장 등을 연기했다. 이성민은 “고독하고 힘들지언정 그런 인물에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의 실제 삶에 닮은 부분이 있다면 ‘연기 한우물’만 팠다는 점이다. 이성민은 “어릴 땐 취미가 없다는 게 창피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냥 연기하는 것에 빠져서 살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성민은 시즌2 속 택록의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1년 영화 ‘더티 하리’를 참고했다. 하얀 셔츠에 빨간색 니트조끼, 해링본 재킷을 걸친 모습은 50·60대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포인트다. 다만 이성민은 형사록이 ‘아저씨’ 시청자만을 위한 작품이 아닌, 청년 세대와 기성 세대 간 다리를 놓는 작품이길 꿈꾼다. 어느덧 만 54세, 선배 혹은 어른의 위치가 익숙해진 그는 세대 차를 뛰어넘어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시즌2의 마지막 회까지 최근 공개되며 사실상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그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즉각적인 반응이 터지는 방송 드라마와 달리, OTT는 ‘몰아보기’나 ‘요약주행’ ‘속주행’(빨리감기로 보는 것) 등 소비 행태도 다양해서다. 이성민은 OTT 작업에 대해 “방송 드라마와 달리 정해진 상영시간에 맞추지 않고 압축적으로 편집한 부분도 있는데 굉장히 좋았다”며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만들어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고 평했다.
공들인 작업물을 빨리 감기로 보는 것에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도구를 탓하지 않는 장인처럼 ‘전혀’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워낙 바쁜 일상 속에 전철 타거나 이동할 때 보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 플랫폼이 바뀌어도 지금껏 해온 연기를 할 뿐이다. “더 새로운 얼굴, 다른 얼굴로 관객을 만나는 게 제가 할 도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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