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우주SF에 대한 담대한 도전…빼어난 영상과 김용화식 이야기의 조화 [엄형준의 씬세계]
우주 소재 SF 도전… 6.5K 촬영 4K 고화질 편집
돌비·IMX 등 대화면 선명…음향·영상미 빼어나
김용화 감독 인간의 감정 강조… “VFX는 질료”
김용화식 ‘화해·용서·눈물’… 대중적 이야기 코드
흥행 성공 땐 ‘감독판’ 공언…못담은 서사 추가
배경이 유난히 어두울 수밖에 없는 ‘김용화 표’ 우주 SF영화는 태양이 작열하는 무더운 여름 휴가철, 극장으로 관객의 발걸음을 향하게 할 수 있을까.
또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6.5K(가로가 약 6500픽셀인 해상도)로 촬영돼 우리가 보통 초고해상도(UHD)라고 부르는 4K로 편집됐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는 4K로 촬영되더라도 비용 등의 문제로 VFX 작업이나 색 보정은 2K로 처리되곤 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촬영은 하루 임대료가 1만달러 안팎으로 알려진 ‘아리 65’ 2대를 포함해, 7대의 카메라가 사용됐고, 쓰인 렌즈는 45종이나 된다.
“영화는 감정의 매체잖아요. 첫째, 둘째, 셋째도 감정입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이처럼 말했다. 김 감독은 “‘더 문’은 대화면에서 사진처럼 현실감을 주는 영화를 목표로 만들었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높은 선예도와 음향을 체감할 수 있을 것”라면서도, 한편으론 영화에서 기술이 이야기를 압도하는 과도함을 경계했다.
그의 유일한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스터 고’에서 얻은 경험 때문일까. 그는 “(VFX는) 감정을 해치지 않는 완전한 실제적인 저의 질료(재료)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그 이상 뭔가 과장을 했거나 좀 자랑하려고 들었다가는 관객들이 금방 안다”고 했다.
김 감독이 전작에서 보여준 화해와 용서, 눈물의 코드는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진다. 국가적 자부심에 도취하는 소위 ‘국뽕’도 한 숟가락 더했다. 이런 김 감독의 이야기 방식은 평단으로부터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이야기에 대한 그의 신념은 뚜렷하다.
앞서 극장가 여름 대목 ‘빅4’ 중 하나로 꼽힌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지난달 26일 개봉했고, 2일엔 ‘더 문’과 함께 김성훈 감독 연출,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비공식작전’이 개봉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이 늦지만, 역시 상영관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31일까지 ‘밀수’의 누적관객은 197만8000명이고, 1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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