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가 레비했다...토트넘 "케인 영입? 328억 더 주고 바이백 넣어" → 1314억 들고 온 뮌헨은 '난감'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레비 회장다웠다.
그동안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해리 케인(30, 토트넘 홋스퍼)의 이적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포함한 여러 현지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이 본격적으로 케인 이적에 대해 회담을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회담에서 뮌헨과 토트넘은 견해차를 보였다. 토트넘은 이적료 1억 유로와 바이백 조항을 삽입하길 원한다. 반면 뮌헨은 8,000만 파운드(약 1,314억 원) 정도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뮌헨과 토트넘의 차이는 2,000만 파운드(약 328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트넘이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면 다시 구매할 수 있는 바이백 조항도 요구하고 있다. 회담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뮌헨은 영입에 자신이 있었지만, 다시 고민에 빠졌다. 토트넘의 저이 예상보다 거센 상황이다.
뮌헨은 다가오는 시즌을 대비해 케인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떠난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아쉬운 공격진으로 지난 시즌에 돌입했던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겨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전방 고민은 프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뮌헨은 일본의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친선 경기를 가졌다. 전력상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이기에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뮌헨은 의외로 고전했다. 특히 골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1골이 전부였다. 마티스 텔과 아리욘 이브라히모비치 등의 젊은 공격수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뮌헨은 1-0이라는 찝찝한 승리를 가져갔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케인 영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뮌헨은 케인에 대한 진심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뮌헨의 얀 크리스티안 드리스덴 CEO와 마르코 네페 디렉터는 협상을 위해 일본 투어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협상을 위해 런던행 비행기를 탔다.
케인의 이적설이 시작됐을 당시, 뮌헨은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토트넘은 팀의 핵심 선수인 케인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케인의 몸값으로 무려 1억 파운드(약 1,644억 원)를 책정했다.
토트넘 입장에서 케인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케인은 토트넘이 키운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0년 1군 데뷔 후, 레스터 시티 등 경험을 쌓기 위한 몇 번의 임대를 제외하면 선수 시절 내내 토트넘 소속이었다.
게다가 능력이 대단하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435경기에 출전해 280골 64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만 3번을 차지했으며, 프리미어리그 213골로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 여기서 다가 아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를 8위로 마친 사이, 케인은 홀로 리그 30골을 넣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의 부진에도 꾸준히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공격수였다.
그런데 기류가 변했다. 케인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거부한 것이다. 뮌헨 이적을 선호하고 있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토트넘의 무관 행진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1군에 데뷔시킨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다. 2018-1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리버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 시즌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리그 성적을 8위로 마감한 토트넘은 우승은커녕, 다가오는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에 참가할 수 없다. 더 큰 물에서 놀고 싶고 우승컵에 대한 욕심이 있는 케인의 마음을 돌아가게 했다.
재계약에 실패한 토트넘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케인의 현재 계약은 내년 여름까지다. 다가오는 시즌이 끝나면, 자유 계약(FA)으로 이적료 없이 케인을 풀어줘야 한다. 케인 정도 되는 선수를 공짜로 내보내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큰 손해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조 루이스 구단주가 나섰다. 레비 회장에게 케인 매각을 지시한 것이다. 결국 토트넘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바랄 수밖에 없었고, 뮌헨과 협상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또다시 상황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뮌헨은 나름대로 거액을 들고 왔다. ‘역대 클럽 레코드’인 7,500만 파운드였다. 만약 이 이적료가 성사된다면, 뮌헨은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참고로 현재 구단 최고 이적료 기록은 2019년 뤼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할 당시 지불했던 8,000만 유로(약 1,126억 원)였다.
뮌헨의 클럽 레코드여도 토트넘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하는 이적료와 바이백 조항 요구를 원하고 있다. 축구계에서 ‘짠돌이’로 유명한 레비 회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레비 회장은 철저히 팀의 이득만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협상 상대로 만났을 시, 유럽에서 가장 까다로운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한편 케인은 이번 이적이 마무리된다면, ‘영혼의 파트너’ 손흥민과 작별한다.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7개의 합작 골을 만들었다. 이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가장 많은 합작 골 기록이다. 그만큼 케인과 손흥민은 정말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국내 축구 팬들은 ‘손케(손흥민+케인) 듀오’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두 선수의 호흡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케인이 이적을 앞두고 있어 두 선수의 호흡은 더 이상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적이 성사된다면, 케인은 또 다른 한국인 선수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주인공은 바로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강력한 신체 조건과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연이어 상대 공격수를 제압했다. 유럽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총 49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활약을 인정받은 김민재는 올여름 뮌헨에 합류했다. 여기에 케인이 합류한다면., 두 선수가 함께 뛰게 된다. 비록 케인은 공격수고 김민재는 수비수다. 직접적으로 호흡을 맞출 일이 많지 않다. 하지만 뮌헨은 두 선수의 영입으로 조화로운 공-수 밸런스를 원하고 있다. 김민재가 든든하게 후방을 지킨 뒤, 최전방에서 케인이 마무리하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