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D.P. 시즌2 본다"…이재명 '이대남' 표심 겨냥, 왜?

박상곤 기자 2023. 8. 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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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안성=뉴스1) 김영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논에서 열린 '청년희망대화,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2023.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가 휴지기에 돌입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부터 여름휴가를 보내며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2'를 시청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부터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여름휴가를 보낸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대표가 1일부터 하계휴가에 들어간다"며 "수도권 근교에서 하반기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보국은 이 대표가 웹드라마 'D.P. 시즌2'를 시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P. 시즌2'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드라마로 탈영병을 검거하는 군탈체포조의 모습을 담았다. 드라마는 군대 내 폭행 및 가혹행위 등이 적나라하게 나오면서 대한민국 군대를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휴가 중 'D.P. 시즌2'를 감상하겠다고 밝힌 건 그동안 이 대표가 이어온 '이대남 사로잡기' 행보와 맥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2021년 9월6일 'D.P. 시즌1'을 보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청년들을 절망시키는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것이 MZ 정책이다. 가혹행위로 기강을 유지해야 하는 군을 강군이라 부를 수 없다"며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최근에도 이 대표는 '병사 휴가 보장법'을 추진하겠다며 주로 20대 남성으로 구성된 군 장병에 대한 관심을 이어왔다.

이 대표는 지난 6월23일 강원도 강릉에 있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을 방문해 "병사들도 정기휴가를 갈 때 토요일, 공휴일은 휴가 기간에 포함하지 않아 더 많은 휴가를 가질 수 있게 제도적으로 정비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4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군 장병 휴가 불평등 문제 개선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것인데 그에 대한 보상이 잘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병사 휴가 보장법' 같은 이름으로 인생의 단 한 시간이라도 또는 하루 이틀이라도 '손해 봤다', '억울하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D.P. 시즌2를 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냐'는 물음에 "관심가져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말하며 당대표실을 빠져나갔다.

(강릉=뉴스1) 황기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강원 강릉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병사식당에서 장병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2023.6.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20·30대는 현재 정치적으로 정당 일체감이 약한 스윙보터(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다"라며 "최근 (수해 복구 지원 임무 중 순직한) 해병대원 문제도 있고' D.P. 시즌1'이 워낙 히트를 했기에 20·30대에 약한 민주당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머니투데이 더300에 "20대 남성은 민주당의 취약 지역"이라며 "정치에선 상징이라는 무언의 언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D.P. 시즌2 같은) 드라마를 본다는 건 20대 남성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신 교수는 "20대 남자는 안보나 국방 등 상당히 보수적인 의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라며 "D.P. 시즌2는 군대의 문제지 국방의 문제가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있겠지만 큰 실효성을 볼 수 있을 거라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휴가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책 '같이가면 길이 된다'와 도올 김용옥 선생이 쓴 '난세일기'도 읽을 예정이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이 쓴 책인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한국 노동 현실을 조망한 책이다. '난세일기'는 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검찰이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 등과 관련해 이르면 8월 중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대표는 휴가 기간 동안 관련 대응 전략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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