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운용사 위법 백태...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2023. 8. 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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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상장폐지로 인한 수백억원의 손실을 감춘 운용보고서를 내거나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며 거짓 문서를 작성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의 사모운용사 백태가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재산을 사유화하는 중대한 위법에 대해 운용사를 즉시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예고했다.

1일 금융감독원은 사모운용사에 대한 전수검사 과정에서 투자자 기망, 도관체를 이용한 대주주의 이익 편취 등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간 사모운용사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부적격 운용사들의 퇴출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금감원은 조직적인 고객 이익 훼손 행위나 횡령 등에 대해서는 즉시 퇴출(원스트라이크 아웃)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사모운용사들의 요지경 백태가 드러났다. A운용사는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등록유지 요건인 최저 자기자본(7억원)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에 놓였다. 여기에 200억원 규모로 투자한 해외주식이 상장 폐지돼 6개 펀드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자산운용보고서로 투자 손실을 은폐했다. A사는 당국의 검사에도 문을 걸어잠그고 전화도 받지 않는 등 불응한 것으로 금감원은 전했다.

B운용사는 도관체를 통해 특수관계자에게 펀드 자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대주주에게 이익을 안겼다. 고객의 재산을 사유화한 사례다. 특히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거짓 기재된 문서를 이용해서 한 재단으로부터 200억원을 유치한 뒤 이 자금 일부를 기존 특별자산 펀드가 편입한 부실 사모사채 상환에 쓰다가 환매 중단 사태를 빚기도 했다.

C운용사는 투자 대상 사업장의 공사가 시공사 부실로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알고서도 공사가 정상 진행되고 있다고 자산운용보고서에 허위로 기재했다. 투자자들은 펀드가 정상 운용되고 있다고 착각해 다른 대체 펀드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252개사이던 사모운용사는 지난 6월 기준 376곳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사모펀드 수탁고는 438조4000억원에서 577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3년 동안 156개 사모운용사가 시장에 등장했지만, 퇴출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고객 자금의 충실한 운용을 통해 국민 자산 증식,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게 자산운용업의 본질임에도 금융회사 지위(라이선스)를 사유화해 불법·부당 행위를 일삼는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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