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1999’ 캐나다 밴드 ‘더 밸리’···“‘스마트폰 놓고 순간을 살자’ 메시지에 다들 공감해줬죠”
‘밀레니엄 버그가 일어나서 / 우리가 영원히 클래식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 너랑 나 둘다 갇히는 거야/ 1999년에 / (중략) 네가 놀러오고 싶으면 같이 <프렌즈>를 보고 취하자’
‘Y2K’ 열풍이 전 세계 대중문화계를 휩쓸기 시작한 2021년,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노래 하나가 틱톡을 휩쓸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 밴드 ‘더 밸리’(The Valley)의 ‘라이크 1999’(1999년처럼)였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옛 시트콤을 보며 놀자는 내용의 가사는 모든 것이 빠르기만 한 세상에 지친 많은 음악 팬들을 단박에 매료시켰다.
더 밸리가 한국을 찾았다. 1일 첫 단독 내한 공연을 앞둔 더 밸리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롭 라스카는 “지난해 10월 페스티벌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단독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더 밸리는 2014년 토론토에서 결성된 4인조 혼성 밴드다. 2015년 첫 EP앨범 ‘카 테스트’로 데뷔했다.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정규 앨범 ‘로스트 인 트랜스레이션’을 발표했다. 경쾌하면서도 밝은 에너지의 사운드에 20대로서의 성장과 사랑 등 경험을 얹은 이들의 음악은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2021년 발표한 ‘라이크 1999’는 밴드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고마운 곡이다. 1995년생인 이들에게 1999년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베이시스트인 알렉스 디모로는 “우리 모두는 1990년대 성장한 아이들이며 그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와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시절에 대한 곡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타를 치는 미키 브랜돌리노는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순간에 몰입해서 살자’는 메시지에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밸리는 지난해 10월 ‘슬로우 라이프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내한한 데 이어 10개월 만에 두 번째로 한국 땅을 밟았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롭 라스카는 “하나하나 경험하는 단계다. 저희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다. 어제는 편의점에서 과자를 구경하느라 1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방한 당시 그룹 뉴진스 ‘하입 보이’를 처음 듣고 “듣자마자 최고의 노래라고 생각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9살 동갑내기인 이들은 10년 가까이 밴드를 유지한 비결로 ‘밴드 테라피’를 꼽았다. 네 사람은 2014년 각각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 우연히 녹음실 예약이 겹치면서 서로를 만났다. 홍일점이자 보컬·드럼을 맡은 카라 제임스는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비즈니스와 음악을 하고 또 친구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좋은 결정과 관계를 위해 주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밸리는 1일 서울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이들은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 대만, 홍콩, 마닐라 등 아시아 전역의 대도시를 돌며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예정이다. 첫 단독 내한 공연은 이날 오후 8시 서울 광진구의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진행된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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