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 가격 반전"…D램 3분기는 흑자 노린다

트렌드포스 "DDR5 가격 상승 중"…3분기 0~5%↑ 전망
업계, '수세→공세' 협상 태도 변화…DDR5 역할론 급부상
D램 3분기 흑자 전환 기대 커져…실적 부진 상쇄 본격화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2023.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가격이 지난달 반등하며, D램 업황 반전의 신호탄이 켜졌다.

여전히 D램 시장 전반에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D램 업계는 DDR5을 앞세워 고객사와 가격 협상에서 나서며 조기 반등을 모색 중이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DR5 8GB 제품의 7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5.30달러로, 전월 14.84달러 대비 3.13% 상승했다. DDR5 16GB 제품의 인상 폭은 37.9%로 더 컸다.

DDR5 가격이 상승한 것은 트렌드포스가 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는 메모리 업황 둔화에도 실적 부진을 상쇄할 신무기로 여겨졌지만, 반도체 불황으로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DDR5 8GB 가격은 2021년 12월 44.70달러에서 최근 68.1% 하락했다. 구형 DDR4 대비 신형 DDR5에 붙던 프리미엄 가격도 30%에서 15%까지 줄었다. 그러다 하반기 들어 1년 6개월 만에 가격이 본격 회복세를 보였다.

트렌드포스는 "DDR5는 올해 3분기(7~9월) 전 분기 대비 0~5% 상승할 것"이며 "DDR5의 가격 프리미엄도 15%에서 3분기 2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급업체, DDR5 가격인상 입장 '확고'

DDR5 가격 상승은 그동안 수세적이었던 D램 업체들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D램 가격은 일반적으로 제조-수요 업체가 일정 주기별로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가격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 수급' 상황이다. D램 시장에 제품 공급량이 많으면 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가 더 많으면 반대로 가격이 오른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 (사진 = 삼성전자) 2022.1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D램 가격이 2년 넘게 내림세를 거듭하는 것은 그만큼 공급 과잉이 지속됐다는 의미다. 이에 D램 업체들은 불어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고객사에 제품 구매를 읍소해야 할 지경이다.

반면 고객사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제품 가격이 바닥에 이르러 재고 비축에 신중한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특수로 고성능 제품 수요가 꾸준한 늘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DDR5를 협상 카드로 삼아, 가격 인상 칼을 빼들었다. 7월 가격 협상에서 제조업체들은 더 이상 가격 할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현재 협상이 교착 상태지만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부품 재고 확보가 필요한 만큼, 제조업체로 협상의 무게 추가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DDR4 가격은 0~5% 정도 하락하는 반면, DDR5 가격은 (협상의) 우위를 가진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입장이 워낙 확고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고 수요에 따라 일부 구매자들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D램 업계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D램 흑자 전환과 함께 메모리 업황은 완전한 업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라며 "3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동시에 감산 효과가 더해져 메모리 수급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 수요 부진에도 3분기부터 D램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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