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고기까지 먹었다”...日 스모 선수, 스모계 인권 침해 고발

일본의 전 스모선수 야나기하라 다이스케(25). 야나기하라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의 전 스모선수가 스모계 인권 유린 실태를 폭로했다.

지난달 31일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모선수 출신 야나기하라 다이스케(25)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모계에서 전통 문화라는 명목 하에 인권을 무시하는 관행이 묵인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모계에선) 젊은 역사를 노예 취급하고 있다. 이같은 스모 협회의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알렸다.

야나기하라는 2021년 1월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 소속 도장을 통해 대회 휴장을 건의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건강을 생각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나기하라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 될 우려가 있어 도장을 통해 휴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를 스모협회가 거부하며 사실상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대회에 출전할 것인지, 혹은 은퇴할 것인지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 3월 이와 관련해 일본 스모협회와 소속 도장을 상대로 415만엔(약 37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야나기하라는 소속 도장의 인권 침해도 지적했다. 그는 “훈련 중 곰팡이가 핀 냉동 고기를 자주 먹었다”며 2017년 어머니에게 보냈던 고기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사진 속 고기의 가공일자는 2011년 11월, 유통기한은 2012년 1월로 적혀있었다. 당시 그가 어머니에게 이 고기를 먹어도 되냐고 하자, 어머니는 ‘절대 안 된다’고 답했다.

도장 측에서 선수들의 행동을 과도하게 규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도장 벽에 붙어 있던 벽보들을 증거로 보여줬다. 벽보들에는 ‘각 거실에 과자나 주스가 놓여 있으면, 그 시점에 거실에 있는 전원 벌금 2만엔(약 17만9400원)’, ‘방 밖에서 무엇을 먹거나 마시면 벌금 3만엔(약 26만 9200원)’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야나기하라는 “스모계에서 제대로 아이들이 스모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협회 측은 이러한 의혹에 전면 부인했다. 상한 고기 사진에 대해선 “버릴 때 찍은 사진으로, 먹을 때 찍은 사진이 아니”라며 사실 무근이라는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