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축구단 전 대표, 전 전력강화팀장 구속영장...검찰, 구단 차원 조직적인 공모 의심
프로축구 선수 입단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안산그리너스FC 전 대표와 전직 전력강화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수사가 이들을 넘어 안산 구단 전현직 관계자들로 확대하리라 전망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김현아 부장검사)는 전날 프로축구 2부구단 안산 FC 전 대표이사 이모씨(61)와 전직 전력강화팀장 배모씨(44)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개인과 구단이 유착해 선수 선발의 공정성을 해친 축구계 고질적 병폐”라며 “수수액도 상당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수 2명을 안산FC에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에이전트 최모(36·구속)씨에게서 현금 1000만원과 1700만원 상당 고급 시계 등 총 27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전력강화팀장으로 일한 배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구단의 스카우트 업무를 총괄하면서 이 선수들을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최씨에게서 현금 3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
검찰은 이씨와 배씨 신병을 확보해 선수 선발과 관련한 구단 차원 조직적인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씨, 배씨와 함께 구단 직원들과 지도자들이 스카우트 관련 비리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종헌 전 안산FC 감독(57·구속기소)을 재판에 넘기고 에이전트 최씨를 영장 재청구 끝에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안산시의회 더불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안산그리너스FC 대표이사와 전력 강화팀장이 선수 입단 청탁 관련 금품수수에 연루되면서 그리너스FC사무국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며 “안산시 명예를 실추시킨 그리너스FC 대표 임명권자이자 안산시 행정의 책임자인 이민근 안산시장의 사과와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모씨는 과거 안산 축구단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계약해지됐지만 이민근 시장이 당선된 뒤 축구단 대표로 돌아왔다. 안산시는 축구단 감사를 선언했지만 실제 감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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