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상품에 콘텐츠 비용까지…학원비 부풀리는 '꼼수 청구서' [사교육 심층진단 3편]

[EBS 뉴스12]

사교육비 연속보도, 오늘은 사상 최대로 치솟은 학원비가 어떤 과정을 통해 부풀려지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학원 하나를 보낼 때마다 교습비 부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부르는 게 값인 부대 비용에다 쪼개기 수강료까지, 갖가지 편법을 동원한, 꼼수 인상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먼저, 박광주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한 입시학원에서 현장강의를 듣는 학생들만 살 수 있는 모의고사 문제집입니다.

교과서에선 볼 수 없는 초고난도 문항을 선별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한 달 학원비가 208만 원인데, 문제집을 사는 데만 70만 원에 가까운 돈이 더 듭니다. 

인터뷰: A 입시학원 수강생 

"교재가 공부에 도움이 되고 필수적이다 이런 것도 있는데, 국어 같은 경우는 좀 필요 없는 게 섞여 있거든요. 강매하는 듯 하는 그런게 중간중간 껴있긴 해요. 선택이 안 돼서 좀 비싸가지고…."

교육지원청이 정한 표준 교습비 기준으론 이 학원이 한 학생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한 달 59만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자체 제작한 모의고사나 교재 등 소위 '콘텐츠' 비용은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인터뷰: 교육지원청 관계자

"모의고사 같은 것은, 그 학원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눈에 띄는 교습비는 그대로 두고, 기타 비용을 통해서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받는 건데, 학생들은 거부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문호진 2028 대입 포럼 연구원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과학탐구2 과목 같은 경우에는 (특정 학원) 재수 종합반 학원 학생들 말고는 사실 지금 수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사실은 교육과정 기반 어떤 창작물을, 2차 창작물에 불과한 어떤 자사 학원 콘텐츠를 좀 제한 없이 무제한적인 이윤 추구를 했다."

여기에 자율학습을 지도하는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받거나 한 과목을 여러 개로 쪼갠 뒤 수업마다 따로 비용을 청구하는, 이른바 '쪼개기 학원비'도 극성입니다. 

인터뷰: 신소영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업 시간을) 100분으로 신고했더라도 실제 수업에서는 60분 정도 수업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습을 준다든지, 이제 그런 식으로 좀 뻥튀기돼서 이제 신고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고요."

사교육 부조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교육부는 집중신고 기간 동안, 콘텐츠를 끼워 팔거나 교재 구매를 강요한 사례가 31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내 아이만 뒤처질까, 불안한 심리를 악용한 꼼수와 편법 상술이 확산하면서,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