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민물고기 참쉬리 표본, 세계 유일 서호납줄갱이 표본 모형 첫 공개
참쉬리·참종개·미호종개 표본 3종, 서호납줄갱이 모형
서호납줄갱이 표본은 미국이 유일하게 보유
“생태학에 큰 의미 있는 표본”
한국 고유의 토종 민물고기 3종의 표본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단 하나의 표본만 남기고 멸종한 한국 고유종의 모형도 함께 공개된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오는 10월 22일까지 한국 고유 민물고기인 참쉬리, 참종개, 미호종개의 표본과 서호납줄갱이의 모형을 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 고유 민물고기 3종의 표본을 일반에 함께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표본이 공개되는 참쉬리 표본은 2015년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될 당시 사용된 국내 유일의 표본이다. 참쉬리는 잉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낙동강과 섬진강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강과 금강에 사는 쉬리와 같은 종으로 분류됐으나 2015년 순천향대 연구진에 의해 별도의 종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참쉬리는 청록색으로 빛나는 몸통이 가장 큰 특징으로 황금색을 띠는 쉬리와 차이를 보인다. 이외에도 지느러미, 무늬 모양도 쉬리와 확연히 구분된다. 쉬리와는 약 3790만년 전 유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솟으면서 하나의 종이었던 쉬리와 참쉬리가 격리되며 두 종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미꾸리과에 속하는 한국 고유 민물고기인 참종개는 긴 주둥이의 끝에 달린 작은 입이 가장 큰 특징으로 입 주변에는 3쌍의 수염이 나 있다. 서식지는 한강 임진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에 널리 퍼져 있다. 강 바닥에 깔린 자갈에서 살면서 위협을 느끼면 자갈과 모래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갈 채취와 수질 오염으로 인해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종개가 속한 참종개속은 루마니아의 어류학자인 날 반트에 의해 분리됐다. 이 때 국내 어류학자인 김익수 전북대 명예교수의 이름을 따 ‘익수키미아(Iksookimia)’라는 학명을 붙였다.
또 다른 국내 고유 민물고기인 미호종개는 1984년 처음 발견된 당시 충북 청원군 미호천 일대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서식지는 크게 제한됐으나 개체수는 풍부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체수가 크게 줄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는 미호천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워졌고 인근에 있는 유구천에서 소수의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생활 폐수로 인해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한 미호종개의 서식지가 파괴된 것이 개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홍양기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과 연구사는 “국내 유일의 표본을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만큼 의미가 크다”며 “참종개와 미호종개 표본도 국내 생태학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상에서 멸종해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서호납줄갱이 모형도 처음 공개한다. 한국 고유종인 서호납줄갱이는 1911년 처음 발견돼 미국 생태학자에 의해 신종으로 발표됐다. 이후 몇차례 발견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1945년 서울대 연구진의 발견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호납줄갱이의 표본은 현재 단 1개만이 남아 있다. 미국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표본을 그대로 본 딴 모형을 제작해 공개한다.
홍 연구사는 “서호납줄갱이는 국내 민물고기 중 유일하게 멸종된 종으로 안타깝게도 필드 자연사 박물관의 표본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며 “다만 이를 그대로 재현한 모형을 준비한 만큼 이번 공개가 차별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표본 공개는 민물고기 특별전 ‘담수어(魚)지교’에서 이뤄진다. 이번 전시에는 민물고기 표본, 모형과 함께 그간 국내 민물고기 연구에 헌신한 인물들의 자취를 쫓을 수 있는 자료가 소개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관과 네 차례에 걸친 전문가 특강이 마련됐다.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전문가 특강은 국립중앙과학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하거나 현장 접수를 통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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