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범벅' 박광온, 폭염 노동자 애로 청취…"한 달 후 확인하겠다"
서울동부우편물류센터 방문…朴 "행복 배달하는 사람들"
광진 지역구 의원들 '적극적', 민병덕 '박스 손잡이' 지적
[더팩트ㅣ광진=송다영 기자] 박광온 원내대표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폭염 근무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우체국을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노동자들에게 오는 8월 임시국회에 '산업보건안전법'을 여야 협의 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박 원내대표,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민병덕 비서실장, 김한규 원내대변인,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박정 환경노동위원장, 광진구 지역구 의원인 전혜숙 ·고민정 의원 등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서울우편물류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현장을 방문해 폭염 속 노동 환경을 점검하고,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 지도부는 현장에 도착해 물류가 동 별로 구분되고 소포 차량에 상하차하는 공간인 물류관리소 현장을 돌아봤다. 의원들이 방문한 오전 시각은 작업자들이 물류 분류 작업이 마무리된 시각이었다. 우체국 관계자는 작업장을 소개하며 "이곳은 소포 배달을 나가는 곳이고 배달을 나가면 빠르면 오전 6~7시에 시작해 오후 4시 정도면 (배달이) 끝난다. 물류 분류 직원과 배송 직원은 따로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고온도 35도가 예상됐던 날이었던 만큼, 현장에 도착한 의원들과 우체국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땀방울이 맺혔다. 물류관리소 천장(에어컨), 머리 위 높이에 설치된 선풍기, 물류 이동 벨트 사이사이 마련된 선풍기 등 작업장 사이사이 냉방시설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30도가 넘는 날씨에는 충분한 냉각 효과를 주지 못하는 듯했다. 작업 현장 벽 공간 등 눈에 띄는 곳에는 온도계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우체국 관계자는 작업장 내부온도는 26도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체국 관계자를 향해 "더위에 일하는 분들의 실태를 보고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과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계자가 △작업장에 냉방시설 설치 △노동자들에게 생수와 포도당 등을 제공 △행정안전부 산하 배달노동자 쉼터 이용 권유 △폭염 시 자체적 배달 중지 권고 문자 발송 등을 언급하며 노동자들의 안전을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것들을 철저하게 지키고 (잘 작동하고 있나)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작업장에 쌓여있는 소포들을 보며 "행복을 배달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언급하며 노동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소포 배달 노동자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노동자들은 지하 작업장에는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 없고, 해가 들어오지 않아 전등이 설치돼도 작업 환경이 어둡다는 점 등을 토로했다.
한 노동자는 지하 작업장 문제를 지적하며 "(1층에 설치된) 머리 위 높이의 선풍기라도 지하에 설치돼 바람이라도 나오면 시원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우체국 관계자는 "(지하에) 환풍기를 설치했고, 에어컨은 직원들이 작업하는 곳에는 없는데 필요하면 스탠딩 에어컨을 좀 더 설치하고 협의하도록 하겠다"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또 조명의 경우에도 led 전등(밝기가 더 높은)을 설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우체국 관계자를 향해 "저희가 한달 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광진구가 지역구인 의원들도 우체국 소포 작업 환경 개선에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업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관계자의 답변을 들은 전혜숙 의원은 만족한듯 "박 원내대표가 (현장에) 잘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고민정 의원도 "(제 소속 상임위인)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우체국(우정사업본부)은 과방위의 국정감사 피감기관이다. 고 의원은 현장 점검 이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조만간 국감(10월)을 해야 하는데 (국감에서) 산하기관들에 대한 평가가 점검이 동반돼야 한다. 언제 한번 만나 과방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국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고 법제화를 목표로 소통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의원은 무게가 무거운 소포 박스의 경우, 손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구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2020년 당시 당내 기구인 '소확행위원회(작지만 확실한 행복위원회)'에 소속돼 있을 당시, 소확행위에서 고중량 업무경감을 위한 우체국 구멍손잡이 소포상자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박스 중 양 옆에 구멍이 뚫려 있는 박스를 가르키며 "저희당에서 (과거) 구멍 있는 박스를 만들자고 했는데, 현장에서 보니 박스에 구멍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신규 발주된 박스에는 구멍이 있다", "손잡이 박스를 공급하고 있고, (박스에 구멍이 없는) 개인(이 발송한) 박스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민 의원은 "어쨋든 개인이 만들어도 택배는 여기에서 하니까 일원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장소를 회의장으로 옮겨 우체국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정 기온)기준을 초과하는 폭염에서 작업을 중지하는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서 계류 중이다"라며 "더위 오기 전에 처리했어야 했는데 못 해서 노동자분들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8월 중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와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송기헌 수석부대표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35도가 될지 36도가 될지 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기준 초과 폭염 시엔 반드시 휴게시간을 갖도록 하는 법"이라며 "폭염으로 사망하는 노동자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원대대표단 중심의 '민생채움단'을 발족하고 정기국회 전인 8월 한 달간 민생 현장을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주말 전국에서는 최소 17명이 온열 질환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폭염 속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생사를 오가는 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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