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 미지급...엠브이지토건에 공정위 제재

[최상현 기자]

아파트 건설공사에서 하도급 업체에 일을 맡기고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건설사에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해당 건설사는 아파트 미분양으로 자금줄이 막혀 대금을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엠브이지토건이 7개 수급 사업자에게 14건의 공사를 건설 위탁한 후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와 대금 일부를 대물로 변제한 행위에 대해 지급명령과 향후 재발방지명령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엠브이지토건은 전남 나주에 소재한 건설사로 2020년 기준 시공능력평가합계액은 134억 9400만원이다.

엠브이지토건은 무안 해제 상운아파트와 이노하임아파트 건설공사 중 조적·타일·방수 등 14개 공사를 7개 수급사업자에게 맡겼다. 그런데 수급사업자가 공사를 완료한 후에도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 일부인 3억 9624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엠브이지토건은 5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8억 6885만원 중 4억7261만원을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해 지급하면서, 초과기간에 대한 이자 1068만 1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3개 수급사업자에게는 공동주택 분양금액의 계약금으로 하도급대금 미지급금 1억 6077만원을 변제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대물 변제 행위가 법령상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

다만 엠브이지토건은 조사 과정에서 7개 수급자에게 미지급한 하도급대금 대부분(3억7857만원)을 상환하고, 지연이자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잔여 미지급 하도급대금 1억 7670만원과 추가로 발생한 지연이자 9027만원 등 2억6997만원만 갚으면 된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파트 미분양으로 자금줄이 말라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한 사건으로, 악의성이 적고 미지급금 대부분을 상환한 점을 감안해 과징금 처분은 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수급사업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