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민간 아파트도 철근 누락 가능성 충분…감리 제도 미작동이 가장 문제”

윤주성 2023. 8.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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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LH 발주 전국 91개 단지 중 15곳서 철근 누락 확인...尹 대통령, 민간 아파트 전수 조사 지시"
"건축 전문가 등,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결과...건설 안전 최후 보루인 감리 제도 작동하지 않아 큰 문제"
"철근 누락 15개 단지에 광주 선운 2지구도 한 곳 포함...민간 아파트서도 유사 문제 가능성 충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도 무량판 구조에 부실 공사 겹쳐...제 역할 못 한 감리 제도 보완 필요"
[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oce3ilZxCwI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철근이 누락 된 이른바 '순살 아파트'라는 말이 회자 됐었지요. LH가 비슷한 구조로 시공된 전국 9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무려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또 광주전남 지역은 안전한지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하 송창영):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부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송창영: 지난 4월 29일 토요일이지요. 밤 11시경에 인천 검단지구 아파트에서 지하 2개 층 약 1219 제곱미터가 붕괴된 사고가 발생했고요. 이후에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한 것을 발표를 했는데 설계라든가 시공 단계에서 전단 보강근이 누락되었고 미설치 된 것이 발견되었고요. 또 콘크리트 강도가 미흡하게 나왔고 또 공사 중에 추가 하중이 미적용된 것에 의해서 붕괴된 것이라고 발표를 했고요. 그리고 어제지요. "국토부가 LH 현장 방금 말씀 주신 것처럼 약 90여 군데를 조사했는데 15군데에 철근 누락이 발생했다"고 발표했고 이후에 바로 "대통령께서 전체 지하 주차장 전수 조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 윤주성: 말씀하신 것처럼 설계 단계에서 철근이 누락되거나 아니면 시공 단계에서 철근이 빠진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이 결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 송창영: 어제 발표 이후에 언론에서 여기저기 기자들이 많이 전화가 와서 사실은 모니터를 한번 해봤어요. 건축구조기술사나 건축사, 현장 소장 또 국토안전원 전문가들에게 전부 모니터링 해봤더니 주변 대부분 전문가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요즘에 철근 빼먹어서 공사해서 이윤을 남기는 이런 현장은 거의 없거든요. 상당히 "지금 건설업에 계신 분들이 다 이해가 안 간다"는 분위기입니다.

◇ 윤주성: 국토부나 LH에서도 돈을 아끼려고 고의로 철근을 빼먹었다기보다는 설계와 감리, 시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제 그렇습니까?

◆ 송창영: 여러 언론에서도 자꾸 이야기를 하지만 "지금 근본적인 건설 생태계에 문제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건설 지금 현장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고령화가 굉장히 많이 이루어졌고, 또 거의 9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또 양질의 고급 인력들이 젊은 대학생들이 오는 것을 꺼려하고 있고, 힘들고 어려우니까. 그런 상황에서 이런 무량판 구조이지 않습니까? 무량판 구조는 일반적인 건물은 슬래브 하중을 보가 받고 보의 하중을 기둥이 받고 그 기둥의 하중을 기초로 전달하는 그런 힘의 밸런스가 맞는 구조인데 이 무량판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없을 무 자, 보 량 자이니까 슬래브의 하중을 보를 건너뛰고 바로 기둥이 받는 구조거든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해서 잘 익은 호박떡 밑에 하부에 십자로 나무젓가락을 교차를 하고 교차된 곳에 나무젓가락을 세운다고 하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잘 익은 호박떡을 교차되지 않는 나무젓가락이 없이 바로 나무젓가락 기둥을 세운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호박떡을 뚫으려고 하겠지요. 이것을 우리는 Punching shear라고 하는데 그러한 힘의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에 이 무량판 구조는 기둥 주변에 많은 전단 보강 철근이 필요한데 이 전단 보강 철근이 지금 누락돼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윤주성: 상식적으로 하도급을 줬던 원청사라든지 아니면 행정에서도 이런 부분들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그런 과정이나 절차는 없습니까?

◆ 송창영: 이것이 제가 자꾸 강조하는 것인데 설계 도면이 적절한 것인지 또 시공이 설계도면대로 적절하게 시공된 것인지, 이것을 매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제도가 감리 제도인데 이 감리 제도가 지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소위 "사회 안전 시스템인 최후의 보루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 윤주성: 그렇다면 감리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 송창영: 감리 제도 역시도 지금 감리라고 하는 것이 설계도 충분히 알아야 되고 시공도 충분히 알아야 되고 그다음에 전문성이라든가 진정성이 있어야 되는데 감리 비용이 상당히 다른 설계나 시공 엔지니어에 비해서 감리 비용이 가장 적습니다. 왜냐하면 좀 흔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비용이 적은 감리 제도에 누가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정년하신, 나이 드신 분들이 여기 많이 가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전문성도 떨어지고 내 평생 직업의식도 조금 결여된 것도 같습니다.

◇ 윤주성: 이번에 발표된 15개 단지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도 해당되는 단지가 있는가요?

◆ 송창영: 아쉽게도 지금 광주 선운 2지구에 지금 시공 중인 현장에 하나가 있는 것으로 발표가 됐더라고요. 제가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까.

◇ 윤주성: 그렇다면 국토부나 LH에서는 보강 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15곳에서요. 보강 조치를 취하면 안전한 것인가요? 별문제는 없는 것입니까?

◆ 송창영: 전수조사를 해서 문제점을 파악해가지고 대책을 수립해야 되는데 저는 두 가지로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강 안을 만들어서 하면 되는 것이고, 문제는 안 될 것 같아요. 다만 이것을 단기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련된 이 무량판 구조의 문제가 자꾸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관련된 제도라든가 법이라든가 규정을, 특히 어떤 건축 구조 공학적인 하드웨어적인 설계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보완해야 되지만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안전시스템이 감리 제도라든가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제도적인 것도 반드시 보완해줘야 될 것 같고요. 저는 일련의 조사라든가 대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너무 또 단기적으로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서는 안 되고,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으로 너무 급하게 가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뭔가 과학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국민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부실 공사 전수조사를 지시했는데요. 전수조사 대상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또 전국의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송창영: 대통령이 지시를 하셨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국토부나 국토안전원에서 구체적인 방법론이 나올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기존 건물과 시공 중인 건물을 아마 전체적으로 할 것 같고, 지금 현재 무량판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전국에 한 300여 군데밖에 안 되기 때문에 아마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90여 군데에 LH 현장 하는 것도 얼마 기간이 안 걸렸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전체 아파트 전수 조사한다는 것은 조금 의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을 대소, 경중 나누어서 하지 않을까. 문제는 인력과 예산인데, 기존 건물 같은 경우에는 콘크리트 속에 있는 전담보강철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비파괴 조사를 이용해서 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특수한 장비와 전문가가 반드시 있어야 되기 때문에 아마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 외에 민간 아파트에서도 혹시 철근 누락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 송창영: 저는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총 90여 군데 LH 현장에서 15군데가 발견됐기 때문에, 민간 아파트 역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윤주성: 만약 추가로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되면 정말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텐데요. 어떤 상황이 우려되고 또 이후 조치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송창영: 저는 대한민국 건설 생태계 자체에 엄청난, 지금 언론에서는 브랜드 가치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창피스러운 일이거든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할리파라고 있는데 이것 역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무량판 구조입니다. 그런데 저도 건설 현장 한창 공사할 때 직접 아랍 에미리트까지 가본 적이 있는데 이것이 163층이고 828 미터입니다. 우리나라 삼성물산에서 지었는데 제가 지금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고 가장 긴 다리를 만들고 가장 긴 터널을 만드는 대한민국의 건설 기술이 국내만 오면 맥을 못 추고 이렇게 부실공사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건설 생태계 행정이라든가 제도라든가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저는 한 번쯤 소 잃고 외양간을 확실히 고쳐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지난해 1월 붕괴한 광주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와 28여 년 전 삼풍백화점도 모두 무량판 구조에 무단 설계 변경과 부실 공사 등이 겹치면서 무너졌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송창영: 맞습니다. 우리 인간이 어떻게 보면 과욕이지요. 그러니까 슬래브의 하중을 보가 받고 그 보의 하중을 기둥이 받는 힘의 밸런스가 부드럽게 나가게 해줘야 되는데 층고를 낮추고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보를 없애고 무리하게 슬래브의 하중을 기둥이 받는 구조를 하다 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되는 것인데. 문제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그 힘의 밸런스가 깨져 있는 상태, 슬래브의 하중을 바로 기둥이 받으니까 아무래도 기둥이 슬래브를 뚫고 오려고 하는 그런 펀칭쉐어 뚫린 전담이 일어나기 때문에 면밀하게 보강 철근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구조 건축물로 지정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은 건축 구조 기술사나 전문가들이 굉장히 검측을 강화해서 매의 눈으로 지켜보게 해서 제대로 시공이 되는지를 확인해야 될 것 같고요. 앞으로 철저한 품질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러한 무량판 구조는 아예 쓰지 않도록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한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인천 검단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했던 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요. 20~30년 전보다 철근을 반만 넣었다 이런 인터뷰 내용이 있더라고요?

◆ 송창영: 그것은 제가 확인할 수 없는데 상식적으로 더 지금 현재 우리나라 내진 기준이 강화를 하다 보니까 현장에 가보면 레미콘을 칠 수 없을 정도로 철근이 많이 배정이 되고 있거든요. 이것은 사실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이분의 주장은 이런 것 같아요. 철근 하도급 단가가 20년째 제자리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건설 생태계에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 송창영: 일부는 동의하지만 일부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지금 철근 같은 경우 많이 올랐습니다. 최근에. 그래서 건설 현장에서 공사를 중단하는 단계까지 이를 정도로, 과거 코로나 정국 최근 2~3년 동안 건설 자재가 굉장히 많이 올랐기 때문에 사실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앞으로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서 어떻게 우리가 해야 되는지 정리해주시겠습니까?

◆ 송창영: 무량판 구조와 같은, 힘의 밸런스가 원활하지 않는 이러한 것들을 특수 구조로 설정할 필요가 있겠고, 보다 디테일하게 설계라든가 시공, 품질 관리가 되도록 사회 안전 시스템인 감리라든가 이런 것들을 더 보완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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