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디샌티스 “중국 무역 특혜 폐지”…트럼프와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
미국 공화당의 2024년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31일(현지시간) 대중국 강경책을 골자로 하는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31일(현지시간) 공화당 초기 대선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으로부터 미국 경제의 통제권을 되찾고 경제 주권을 회복하겠다”며 ‘경제 독립 선언’이라는 이름의 10대 경제 공약을 제시했다.
우선 중국에 대한 ‘항구적이고 정상적인 무역관계’(PNTR), 즉 최혜국 대우(MFN)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PNTR이 폐지되면 중국 제품에 부과되는 미국의 관세가 크게 올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 또한 미국 기업이 중국과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세금 감면 등을 통해 미국 자본이 중국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의 상품 수입 중단, 농지 등 전략적 자산에 대한 중국 공산당원의 매입 차단 등도 포함됐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과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도 강력 비판했다. 이민자 유입 규제를 강화하는 이민법에 서명해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도 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문화 전쟁’에 앞장서며 강경 보수 이미지를 구축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보수 색채를 더욱 강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동시다발적인 사법 리스크에 연루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불안해하는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하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노예제의 장점도 가르쳐야 한다는 플로리다주의 역사 교육 지침을 옹호했다가 흑인 공화당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연방차원의 임신중단 불법화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혀 일부 보수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받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대세론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학이 공화당 등록 유권자를 포함한 1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지지율은 17%로 트럼프 전 대통령(54%)의 3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도덕성을 제외하고 업무추진력, 대선 승리 가능성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유권자 분석결과 트럼프 지지층인 극우 성향 마가(MAGA) 공화당원은 전체의 37%이며, 이들은 어떤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나머지 37%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배가 오히려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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