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잘' 안동구의 첫걸음을 잘 부탁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안동구는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촬영과 함께 30대를 시작했다. 막연하기만한 '어른'이란 단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던 그는 지금도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하도윤'이란 캐릭터와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안동구의 30대도 잘 부탁해.'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극본 최영림 한아름·연출 이나정/이하 '이생잘')은 전생을 기억하는 '반지음'(신혜선)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 안동구는 극 중 서하의 비서이자 절친,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한 그야말로 '겉바속촉' '츤데레' 성격 한도윤 역으로 분했다.
동명의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인 만큼, 배우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안동구 역시 "웹툰도 그렇고 안도윤이란 캐릭터도 많은 사랑을 받은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도윤이를 기대하는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리고 싶지 않다는 책임감도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잘 살려 대본 속 도윤이를 잘 이끌어내 매력있는 도윤이를 만들어보고자 작품에 임했다"라고 말한 안동구. 그는 원작 속 안도윤의 매력을 연구하기 위해 원작을 참고했다면서 "크게 도윤이의 매력은 겉은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한 매력을 가졌단 것이다. 그걸 겉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려했다"며 캐릭터 연구 키포인트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제스처가 많으면 지저분해 보일 거 같더라. 그래서 담백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다만 또 너무 뚝딱거리면 로봇 같아 보일 거 같아서 인간미가 느껴지되, 움직임을 최소화하려고 고민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안동구는 그렇게 캐릭터의 밸런스를 잡아갔다.
그렇다면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냐고 묻자, 안동구는 개인 SNS에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일부 드라마팬들의 원성(?)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혼났다. 대체 초원(하윤경)이에게 언제 고백할 거냐고(웃음). 그런 반응을 보면서 재미있고 고마웠다. 다들 몰입하고 계시구나 싶어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시청자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초도커플'은 귀여운 뽀뽀신(?)을 러브라인을 선보였다. 앞서 하윤경은 인터뷰서 키스신 당시 조심스러운 마음과 긴장감에 뚝딱(?)거리는 안동구를 자신이 리드했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해 안동구는 "당연히 조심스러운 것도 맞다. 그런데 사실 저는 데뷔 때부터 키스신이 있어서 키스신이 부담스럽다거나 어렵진 않았다"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다만 "그런데 '하도윤'으로서는 어렵더라. 도윤이라면 어떻게 스킨십할까? 생각하니 대체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그럴 때 누나(하윤경)가 도윤이도 이쁘게 나올 수 있는 각도나 자세를 찾아주셔서. 누나가 리드한 것은 맞다"라고 덧붙였다.
안동구는 하윤경과 좋은 동료이자 친한 누나·동생이었지만, 오히려 현장에서 조심하려 했다고. "슛 들어가기 전에는 오히려 장난치지 않았다. 서로 조심했다. 촬영 직전에는 사담을 하지 않았다. 또 상대 배우가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윤경과 함께 '막내라인'이으로 신혜선, 안보현 등에게 한껏 귀여움을 받았다는 안동구. "가끔은 혼자 멍하니 있고 싶을 때도 있지 않나. 그러고 있으면 '동구야 불편한 거 있니?' '동구야 왜 그러고 있어'하고 물어봐주셔서 많은 챙김 받는구나 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드라마팬들 중에는 일부 초도커플의 이야기를 포함해 인물들의 전사 등이 자세히 풀어지지 않아, 원작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여기에는 분량, 시간 등 어쩔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압축'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많은 압축을 하셨지만 얼마나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그 각각의 서사나 이야기가 풀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방대한 일인지 알고 있다"고 말한 안동구는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모두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와 작품이 하려는 중요한 메시지는 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뒤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위한 위로를 담은 '이생잘'. 안동구와 작품이 전달하고자 했던, 주요 메시지다.
"이 대본을 좋아한 이유 중 하나가 로맨스만 아니라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거였어요. 저도 실제로 그런 경험(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이 있고요. 저도 작품 속 캐릭터들처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란 고민도 해봤어요. '이생잘'은 사람을 통해 위로를 받잖아요. 도윤이가 누군가를 용서하기도 하고. 이별의 원인을 찾아 탓하기보다, 포용하고 앞으로 살아갈 넓은 마음으로 보게 되면 저 역시 캐릭터들처럼 평안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생잘'은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걸은 지 5년 차인 안동구에게 있어 첫 주연급 작품이기도 했다. 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 궁금했다. 안동구는 "어떤 작품을 하든 설레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데, 많은 사랑을 받던 캐릭터라 설렘과 부담이 공존했다. 물론 의미도 많다. 응원도 많이 받아 행복하다는 것과 사랑받는다는 의미를 알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어요. '이생잘'은 제가 30대가 된 지난해 '법대로 사랑하라'와 같이 촬영을 시작했어요. 저의 30대를 시작했다는 의미도 있고, '도윤'이가 어른 같은 친구라, 저 역시 어른이 되어가는 첫 발걸음이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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