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자원 무기화… 미국과 공급망 갈등 격화

박준우 기자 2023. 8. 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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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1일부터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당장 주요 공급망에 충격이 오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중국이 빈번하게 자원을 무기화하는 상황이 가져올 후폭풍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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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 시작
고속컴퓨터칩에 쓰는 핵심 자원
전세계 생산량 80·60% 차지해
국제사회 주요공급망 충격 우려
“대체자원 있고 타지역도 채굴”
현재 타격 적어… 새 공급망 구축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1일부터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당장 주요 공급망에 충격이 오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중국이 빈번하게 자원을 무기화하는 상황이 가져올 후폭풍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자국의 수출 통제 시작을 알리면서 이번 조치가 자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에 가담한 나라들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자국의 국가안보 및 이익을 수호하는 행위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미국 주도의 ‘디리스킹’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인정한 것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갈륨의 약 80%, 게르마늄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 통제가 계속될 경우 전 세계의 갈륨 및 게르마늄 시장이 2∼3년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갈륨은 비소와의 화합물인 비화갈륨이 고속 컴퓨터 칩과 LED,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며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와 태양광 패널, 그리고 군사용품인 비전 고글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 주장과 달리 미국 등 국제사회는 비교적 느긋한 입장이다. 컴퓨터 칩 등에 들어가는 갈륨 및 게르마늄은 대체할 자원이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 외 지역에서도 채굴 및 가공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설이 있어, 곧 새로운 공급망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리스크 컨설팅 그룹인 유라시아 그룹의 미중 담당 국장인 애나 애슈턴은 “10여 년 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이후 중국의 공급망 지배력이 98%에서 63%로 하락했다”며 “대체재료의 개발, 기존 자원의 재활용, 새로운 생산 시설 구축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원 무기화 카드를 빈번하게 사용하는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특히 친환경 기술일수록 신소재의 사용이 많은데, 자원의 독점 및 무기화가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개빈 하퍼 영국 버밍엄대 수석 연구원은 “당장 사람들에게 갈륨과 게르마늄 문제는 공감을 받지 않겠지만 조만간 그들이 탈 전기차 가격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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