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 뒤통수 맞은 기분… 불안한데 갈 곳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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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파트 당첨되고 뛸 듯이 기뻤어요. 아이 둘 데리고 너무 잘살고 있었는데 솔직히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입니다. 무서워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더 속상합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91개 LH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점검에서 지하주차장 무량판 부분 기둥 302개 중 126개의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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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당첨되고 뛸 듯 기뻤는데
이 집에서 살려니 너무 무서워”
“아이들 안전이 무엇보다 걱정
큰집 이사가려는 꿈도 물거품”
주차장 등엔 보완공사 안내문
시공사 “입주민과 보상 협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파트 당첨되고 뛸 듯이 기뻤어요. 아이 둘 데리고 너무 잘살고 있었는데 솔직히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입니다. 무서워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더 속상합니다.”
1일 오전 찾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의 한 신혼희망타운 아파트. 지난해 4월 입주가 이뤄진 이곳은 380가구 주민 대부분이 생애 최초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신혼부부들이다. 모두 공공주택 청약의 행운을 거머쥐고 입주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91개 LH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점검에서 지하주차장 무량판 부분 기둥 302개 중 126개의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만난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이들을 어린이집·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출근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불안하고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7살짜리 아들과 갓 돌 지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A(40) 씨는 “주변 시세보다 2억 원이나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는 행운을 누렸다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이들 안전 걱정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30대 여성 B 씨는 “이 단지는 90%가 다 신혼부부고 집집이 아이들이 많다”며 “첫 집에서 열심히 살다가 아이들이 컸을 때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는 미래를 꿈꿨는데, 그 꿈이 부서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나부터도 (부실시공을 알았으면) 이 집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기로 이사 오기까지도 쉽지 않았는데, 만약 재시공을 한다 해도 어디 가서 살아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LH는 오는 9월 30일까지 7억5000만 원을 들여 보완 공사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공사는 정식 보완 공사에 앞서 긴급 임시 조치에 돌입했다. 이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철근이 빠진 주차장 기둥을 임시로 보완하기 위한 ‘잭서포트’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7월 31일∼8월 1일 잭서포트 설치 공사를 진행하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사 현장에 나온 시공사 직원은 “입주민 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정식 보강공사 일정과 공사에 따른 보상 문제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40대의 C 씨는 “일단 입주민들과 의견을 모으고 LH 설명회도 들어볼 것”이라며 “이미 입주해서 살고 있는데 뭘 할 수 있을지 무력감이 들지만, 다른 입주민들과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근 누락이 발견된 LH 아파트 15개 단지 입주민들이 전면 재시공 요구, 소송과 보상 등 단체행동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 LH가 설명회를 연 파주 운정 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설명회 직후 주민들이 LH의 보완 공사에 불신을 표출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남양주=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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