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삼성 스마트폰 병행 수입 금지 검토 중”

러 디지털부 “중국 제품, 한국산 대체 가능”
“애플 아이폰 병행수입 제외는 논외”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31일(현지 시각) 러시아 정부가 삼성 스마트폰을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삼성 스마트폰을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하는 논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들이 삼성과 LG의 휴대폰을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31일(현지 시각)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법무부에 보낸 병행수입 목록 승인 요청서 초안을 인용해 "삼성 스마트폰이 아직은 병행수입 목록에 남아있다"면서도 "병행수입 수입 허용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막수트 샤다예프 러시아 디지털개발부 장관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페테르부르크 경제 포럼'에서 자국 산업통상부와 삼성·LG 핸드폰의 병행 수입 금지하는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샤다예프 장관은 삼성·LG 핸드폰을 대체할만한 중국산 제품들이 있어, 두 한국 기업의 제품을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해도 핸드폰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샤다예프 장관은 애플 아이폰의 목록 제외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6월 외국 제품을 독점 수입권자가 아닌 제3자가 상표권자 허락 없이 수입하는 병행 수입 조치를 승인한 바 있다. 병행수입은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개인이나 일반업체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취해진 조치다. 서방 국가의 대러 제재 이후 다수의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내린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러시아 디지털 개발·통신·매스컴부는 삼성 스마트폰 등을 병행 수입 목록에서 제외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전했다. 러시아 정부의 최근 움직임은 샤다예프 장관 발언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