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만 남은 '몸' 증발한 '내면'…이유성 '카우보이'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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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유성 작가의 '카우보이'를 오는 20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보안 3에서 연다.
이유성은 고정관념으로 기호화된 인체 형상을 캐스팅해 '껍질'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몸의 무너짐과 부재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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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붕대로 본 뜬 몸…20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보안 3에서 개최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유성 작가의 '카우보이'를 오는 20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보안 3에서 연다.
이유성은 고정관념으로 기호화된 인체 형상을 캐스팅해 '껍질'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몸의 무너짐과 부재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새로운 재료인 석고붕대를 주재료로 실험한 인물 조각 5점과 작가 자신의 신체 일부를 본뜬 알루미늄 파편으로 구성된 조각 1점을 선보인다.
하지만 '카우보이'를 닮은 어떤 형상도 없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카우보이'가 지닌 개척자 역할의 남성 주인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워내 공백으로 만들고, '인체'라는 조각의 대표적 형태를 내재화된 중량에 구속되지 않는 '껍질'이라는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으로 실험한다.
5점의 인체 조각 시리즈는 실존 인물 다섯 명의 몸을 석고붕대로 캐스팅한 껍데기로 만든 작품이다. 이유성의 조형 언어이자 질료로서 '껍질'은 정신분석학적 보호장벽으로서의 태아의 싸개나 생물학적 결손을 복구하는 석고붕대의 의미를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파열을 보여준다.
그의 인체 조각 탐구는 '비인간, 인류세, 인공지능'이 점유한 이 시대에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대한 역사적 레퍼런스들을 참조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로 발화한다.
그가 선택한 석고붕대 캐스팅 제작기법은 시체를 미라로 봉인하거나 데스마스크(death mask)를 만드는 과정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는 인간의 몸이 죽음 이후 어떤 형태를 취하게 되는가 하는 문화적 양식을 연상시키며, 전통적 인체 조각에서 보이는 자아 탐구를 넘어서 인류학적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인체 조각을 위해 탐구한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에 감춰진 섹슈얼리티와 비욘세의 퍼포먼스와 의상의 움직임, 바티칸 박물관의 부서진 천사상의 등골, 불교에서 약사여래상의 효능, 앙리 마티스의 '등' 부조의 공간, 도처에 존재하는 파괴되고 해체되거나 파묻힌 석탑과 파편의 나열, 불상 등은 완성된 조각에 부분적으로 반영되어 관람객에게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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