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작업’한다더니 철근누락 보강공사중?… LH ‘허위 안내문’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의 보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도색 작업을 한다는 가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입주자들은 “거짓말을 일삼는 LH의 보강공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1일 파주 운정3지구 A34BL 입주민 커뮤니티에 따르면, LH는 전날 철근 누락 아파트 15곳의 명단을 공개한 직후 이 단지에서 긴급 설명회를 열었다. 당일 급작스레 이뤄진 공지에도 상당수 주민들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8월 입주가 시작된 1448가구 규모 공공 임대 아파트인 이 단지는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지하주차장 331곳 가운데 12곳의 보강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LH는 이러한 사실을 파악한 7월 중순부터 슬라브 보완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보강 공사 여부는 물론 철근 누락 사실 조차 주민들에게 전혀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슬라브 보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주차장 곳곳에는 파란 천막이 쳐져있었는데, 그 위에는 ‘8월11일까지 페인트 도색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한 입주민은 전날 설명회에 참석한 뒤 커뮤니티에 “LH에 왜 거짓말을 했냐고 하니 ‘주민들이 불안할까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안전펜스 하나도 없이 페인트 도색작업처럼 비닐 천막만 쳐놓아둔게 배신감이 든다”고 썼다.
그러면서 “참석한 다른 주민분께서 관리사무소가 무슨 공사인지 모르고 있었다는데 뭐냐고 물으니 LH측에서 애초에 이야기를 안했다고 했다”며 “사과는 커녕 끝까지 ‘보수하면 100% 안전하니 안심해라’를 앵무새마냥 반복하는데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H는 무량판 구조에서의 철근 누락이 지하주차장 일부에 국한되어 있었을 뿐, 지상부의 주거 공간(아파트)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LH 관계자는 ‘슬라브 보완만으로 안전성이 충분히 담보되었다고 볼수 있냐’는 질문에 “보강 공법은 각 지구 진행 정도을 고려해 콘크리트학회 용역을 받아 결정한 것”이라며 “안전진단 업체와 협력해 안전 상 문제가 없는 방식으로 지금 시공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LH의 부정확한 해명이 드러나면서 입주민들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약 해지를 문의하는 글이 여러차례 올라오기도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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