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분들" 김은경 '노인 폄하' 논란에…與 "현대판 고려장"

안재용 기자, 차현아 기자 2023. 8. 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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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고령자들을 향해 "미래가 짧은 분들"이라며 표현해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이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둘째 아들 발언을 왜곡해 사안을 정쟁화하고 세대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본인"이라며 "갈등적 세계관으로 바라보며 표계산을 앞세워 선거에 접근하는 것은 민주당 구태인데 혁신위도 그런 구태에 빠져 있다면 민주당 혁신은 물건너 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2030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올해 22살인데 중학생 때 이런 질문을 하더라. '왜 나이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라며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되게 합리적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 대 1 표결해야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각 유권자에게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비례적 투표권을 주자는 발상은 중학생다운 순진한 생각"이라며 "하지만 '미래가 긴 사람', '미래가 짧은 사람'이라는 갈등적 표현으로 세대를 대비시키는 순간 아들의 순진한 발상은 어느새 고도의 정쟁적 주장으로 바뀌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노인폄하 발언의 긴 역사 가진 정당"이라며 "혁신위도 구태에 빠져 있다면 민주당 혁신은 물건너 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휴가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재확인한 민주당의 '노인 비하·폄하 DNA', 그 삐뚤어진 고질은 못 고친다"며 "단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배 세대를 향한 그들의 적개심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제동을 걸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 본인이 혁신의 대상이자 징계 퇴출의 대상인데 누구를 혁신하고 징계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런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그 연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7.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금 대한민국 있게 한 세대가 어르신들인데 폄훼도 모자라 현대판 고려장, 집에 박혀 계셔라는 망언에 버금가는 끔찍한 발언"이라며 "비례 운운하며 민주주의 원칙을 전면 부정하는 무식도 기가 차지만 이 사람이 민주당 혁신위원장이란 사실에 더욱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어르신 폄훼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정동영 전 대표는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된다'라는 망언한 적이 있고 유시민은 '60대가 되면 뇌가 썩는다'고 망언을 쏟아냈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렇듯 민주당의 막말이 반복되는 것은 민주당의 DNA가 노인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누구나 인생에 황혼기가 온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대국민 사과하고 즉각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르신에게 '미래 짧은 분들'이라니, 민주당의 미래가 짧아질 뿐"이라며 "혁신위인지, 호신위인지 헷갈리게 하더니 결국 사고쳤다"고 적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다. 폭염 탓이냐"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게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발언의 전체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전날 반박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좌담회에서 아들이 중학생 시절에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앞으로 우리 정치는 세대 간, 지역 간, 계급 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과소대표되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의 아이디어마저 왜곡해 발언의 전체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모든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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