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파키스탄 테러 배후 자처…탈레반 견제한 듯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54명이 숨진 파키스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IS 아프가니스탄 지부는 전일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에 성명을 발표해 “IS 자살 공격자가 파키스탄 카르에서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슬람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에 맞서 IS가 지속 중인 전쟁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아프간 IS 지부의 이날 발표는 탈레반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아프간 탈레반과 동맹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거점이다. 이날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는 이 일대에서 아프간 탈레반 뿐만 아니라 알카에다와도 세력 경쟁을 하고 있다. AP는 “이번 공격은 이슬람 (무장단체) 세력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아프간 접경지에서 이들 단체가 분열 중인 상황을 반영한 사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S의 이번 테러에 대해 TPP는 “이슬람주의자들을 서로 반목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아프간 탈레반 역시 “이런 범죄는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서북부 카르카이버·파크쿤트와주에서는 이슬람 강경파 정치지도자들이 모인 집회를 겨냥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해 근래 발생한 테러 중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
해당 집회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 가까운 성직자이자 자미아트 울레마-에-이슬라미(JUIF) 정당 지도자인 마울라나 파즐루르 레만이 주도한 모임이었다. JUIF는 오는 10월 내지 11월로 예정된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으며, JUIF는 임란 칸 전 총리를 축출한 연합 정부에 소속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사망자 54명과 부상자 약 200명이 발생했다. 약 15명은 여전히 중태로, 사상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테러 당시 주변에는 약 1000명이 운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로 아들이 다친 한 아버지는 “이 야만적인 공격으로 아동 다섯명이 사망했다.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나”라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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