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상하이에서 유럽을 생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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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상하이 바이어들의 질문은 명쾌하다.
현재는 독일 또는 이탈리아 제품을 쓰고 있는데 한국산으로 변경 시 어떤 점이 좋은지를 묻는다.
상하이에 있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는 아시아 최초이고, 홍콩의 타이구리쇼핑몰, 일본 이세탄백화점, 독일 알디마트 등 한국에 없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유통업체들을 상하이 현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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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상하이 바이어들의 질문은 명쾌하다. 현재는 독일 또는 이탈리아 제품을 쓰고 있는데 한국산으로 변경 시 어떤 점이 좋은지를 묻는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상하이에 있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는 아시아 최초이고, 홍콩의 타이구리쇼핑몰, 일본 이세탄백화점, 독일 알디마트 등 한국에 없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유통업체들을 상하이 현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상하이 현지에서 한국 브랜드는 경쟁력이 있다. 현지 1위 패션기업 ‘원타임쇼’ CEO는 “제대로 홍보한 적도 없는 한국 브랜드의 현지 연매출이 90억원 수준”이라면서 자사의 10주년 트레이드쇼에 한국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지에서 도매판매만을 하는 한국 브랜드들도 매출이 100억원대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블랙핑크’ 제니가 입어서, 한국 감성이라서, 유럽에서 더 유명해서 등등 분석이 분분하지만 전부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받았다는 점에선 같다. 현지 소비자들이 신규 브랜드 평판을 검색하는 SNS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하는 한국 제품이 등장한다. 모두 한국 제품의 위상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앞으로 대중 수출은 청신호라고 볼 수 있는 걸까? 최근 중국은 2015년부터 첨단 제조업 육성정책을 적극 펼치며 공급망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관계, 코로나19 등 대내외 변수가 대두되면서 이런 움직임도 더욱 커지는 추세다.
2023년 5월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6.7%, 6월 -12.4%를 기록하면서 수출에 이상이 감지되자 위안화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상하이시는 2023년 6월 첨단 제조업 육성 3개년 계획 발표를 통해 “2025년까지 전략적 신산업 비중을 산업생산의 45%로 확대하겠다”며 기술산업 발전 의지를 표명했다. 소비시장은 어떨까? 2023년 6월 중국 소비 규모는 3.1% 증가하며 상반기 성장률을 8.2%로 마무리했다. 이마저도 여행, 요식 등 서비스가 주도한 것으로 상품 소비는 6.8% 성장했다.
2023년 상반기, 중국 시장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통하고, 제조업은 계속 내재화 움직임이, 소비 회복은 기대치를 하회하니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하이에서 한국을 선택할 이유는 하나.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제품을 뛰어넘는 높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이다. 지난달 상하이 푸동신구는 한국 기업 간담회를 진행했다. 부구청장과 분야별 담당자가 나와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열심히 대응책을 제시했다. 7월에는 쇼핑관광지로 유명한 황푸구 주재 상권 세미나에서 한국 젠틀몬스터가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상하이 제조사들은 특정 부품에서 이탈리아보다 뛰어난 한국 B사를 대상으로 코트라에 미팅 주선을 요청했다. 메시지가 일관적이다.
상하이에는 글로벌 제품들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경쟁력 있는 한국산에 대한 수요가 있고, 한국 기업과 제품의 진출을 중국 경제 회복의 동반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상하이에서 유럽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계속 진출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정연수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 차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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