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293개 민간아파트 일부, 주거동에 무량판 시공 `불안` 커지나

이미연 2023. 8. 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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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철근 누락'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 중에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외벽이 붕괴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역시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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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64% 이미 입주…전수조사에 3개월 소요 전망
민간아파트 명단 공개 여부 주목…'집값 하락 우려' 주민 반발 예상
광주 화정아이파크 모습. 사진 연합뉴스

"무량판 구조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를 제대로 설계·시공·감리하지 못한 우리 건설업계의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한 건설업계 관계자)

정부가 '철근 누락'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 중에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외벽이 붕괴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역시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었다. 무량판 구조 설계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해당 공법을 채택해 제대로 시공됐는지 여부가 관건이라 안전진단 결과에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다. 이 중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188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에만 수평 기둥인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트 천정)를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를 사용했다.

지하주차장 상부에 주거동이 없어 정부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 아파트에 대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수조사 대상인 민간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곳이 섞여 있어 점검 결과가 나오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월 공사 중 붕괴해 7명의 사상자가 나왔던 광주 화정동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였다. 광주 사고의 경우 무량판을 적용한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마찬가지로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부실이 요인으로 지적됐다.

무량판으로 시공된 민간 아파트에 철근이 몇 개가 빠졌고, 어떤 보강 조치를 거쳐야 하는지 등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려면 3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설계 도면과 구조계산서를 분석하고, 초음파를 이용해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비파괴 검사와 콘크리트 강도 조사 등을 거친다.

정부는 건설협회가 안전진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안전점검 결과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보강 공사를 하게 된다.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라면 시공사와의 협상을 통해 보수·보강 공사를 할 수 있지만, 입주가 완료된 단지는 자체 비용(하자보수 예치금)으로 공사를 해야 하므로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철근 누락 사실이 공개되면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돼 국토부가 LH 아파트처럼 단지명을 일일이 밝히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전수조사 기준으로 삼은 2017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를 포함하면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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