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늦깎이 신인?!'…꽃비가 그리는 특별한 '인생 2막'

파이낸셜뉴스 2023. 8. 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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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지만 '신인'이라면서 깍듯이 인사를 하는 가수가 있다. 동글동글하고 선한 눈빛이 매력적인 트로트 가수 꽃비(39·본명 박이슬)이다.

꽃비는 지난 2009년 혼성 보컬그룹 알지오로 데뷔했다. 당시 박이슬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했다. 알지오는 그해 9월을 끝으로 더 이상 앨범 발매, 활동이 없었다. 그렇게 그룹이 해체되면서 꽃비도 자연스럽게 새 인생을 시작해야 했고, 트로트 가수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가수 꽃비는 2023년 5월 앨범 '스토리 어게인 1'을 발매, 타이틀 곡 '눈물의 그림자'로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스토리 어게인 2'와 '스토리 어게인 3'를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노래를 부르며 대중이 시름을 덜고자 하는 꽃비를 방송 출연으로 이 더위를 날리고 있다

최근엔 '눈물의 그림자'로 자신을 찾아주는 곳은 어디든 간다는 꽃비다. 그는 여느 오디션프로그램 출신들과는 달리 전국 각지를 돌고 있다. 하지만 힘든 내색은커녕 "더 많이 불러 주셨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꽃비는 여전히 신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로트 계는 연륜이 오래되신 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 신인, 아니 트로트 신생아"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1일 전라남도 광주에서 팬 사인회가 있었다는 꽃비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제 팬 사인회를 접목한 팬 사인회였는데,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현수막, 플랜카드에 제 이름까지 넣어서 와주셨더라고요. 정말 감동 받았어요. 이렇게 좋아 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줄 몰랐어요."

록그룹 보컬 가수로서 아닌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는 것에 있어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꽃비는 "아쉬울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트로트를 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트로트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요. 학교나 동네에서 행사가 있으면 전 항상 트로트를 불렀더라고요. 록 그룹을 했던 것은 결국 제가 이 길로 가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제가 트로트로 음악 장르를 바꾼다고 했을 때 응원해 주셨어요. 엄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라'라고 하셨거든요. 잘 한 것 같아요. 아직 트로트 가수로 신인이지만 예전에 록그룹으로 성공을 못해 후회하지는 않아요."

꽃비의 말처럼 그는 아직 트로트 신인이다. 수 십 년 동안 트로트 계에서 활동한 가수들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그가 그 틈을 비집고 얼굴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꽃비는 오히려 자신의 나이가 기존 트로트 가수보다 어리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트로트는 나이든 분만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년층만 좋아하는 게 트로트는 아니잖아요. 노래 자체가 흥겹기 때문에 10대부터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장르가 트로트예요. 지금은 제가 기존에 하신 선배님들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저와 함께 하실 분들이 많아 그게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어리니까,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언제까지 선배님들에 비해 어린 나이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어요. 또 다른 저만의, 꽃비만의 경쟁력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꽃비 외에 젊은 축에 속하는 트로트 스타들이 있다. 장윤정, 박현빈, 홍진영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은 때로 '트로트계의 아이돌'로 불리기도 한다.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젊음으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여 왔고, 각기 다른 매력의 무대를 연출하면서 트로트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꽃비 또한 이런 선배들의 계보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트로트계의 아이돌'이라는 분들의 계보를 잇고 싶어요. 경험도 많아야 되고, 무대도 많이 올라야겠죠. 전 아직 그런 깜냥은 안 되지만, 하나 둘 만들어 갈 거예요. 노래를 부르고, 팬들과 함께 늙어가면서 (노래, 무대로) 함께 얘기하고 싶고 그래요. 그런 날, 저한테도 올 것이라고 믿어요."

언젠가 꽃비도 '트로트계의 스타'로 자리를 잡으면 그를 롤모델로 트로트 가수로 무대에 설 새싹들도 등장할 것이다. 꽃비는 이런 후배들에게 "사명감을 갖고 노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에서는 대중가요가 아이돌 위주잖아요.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느껴져요. 그렇다고 트로트를 포기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열정을 갖고, 꾸준히 자신의 꿈을 지켜갔으면 해요. 트로트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포기하지 않고 가야 돼요. 트로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사명감. 저는 그런 마음이거든요."

트로트를 알리고 싶고, 트로트 가수의 인생을 살아가는 꽃비. 그는 무대 외에 방송 활동을 통해 자신도 알리고, 트로트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방송도 하고 싶죠. KBS '가요무대'에 한 번 출연해 보고 싶어요. 아직 아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불러주시는 분들이 없어요. 홍진영 선배님처럼 방송과 무대를 잘 해가고 싶어요. 저도 내공을 쌓을 기회가 와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꽃비는 자신의 노래 '눈물의 그림자'가 요즘 가요계에 인기인 '차트 역주행'의 주역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요즘에 과거에 묻혀있던 곡이 등장, 음원 사이트 차트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쉽지는 않겠죠. 지금 '눈물의 그림자'로 활동 중인데, 못 알아봐주신다고 '난 안 돼'라는 생각은 없어요. 꾸준히 활동하면 언젠가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듣고, 저를 찾아주시겠죠. 그래서 일단은 작은 행사도 열심히 하려고요. 어떤 무대든 최선을 다해서 오를 거예요."

트로트에 대한 꽃비의 애정은 노래를 좋아하는 여느 가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아이돌 가수들이 가요 시상식에서 이름이 불리거나, 무대에 서는 게 꿈이듯 꽃비도 그랬다.

"저는 '음악인'으로 많은 콘서트를 통해 관객과 소통 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언젠가 올라가서 제가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꼭 그 무대에서 해야 될 말이 있거든요. 그 때까지 더 많은 활동, 더 많은 노래로 대중 앞에 설게요. 부족한 게 많지만 응원해주세요."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쓰리나인종합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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