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하는 게 맞는 걸까”...진로 고민에 빠진 교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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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부터 교사가 꿈이라 교대에 왔거든요. 근데 이젠 교사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경인교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전모(20) 씨가 한숨을 섞어가며 말했다.
춘천교대생 임모(19) 씨도 "바닥 친 교권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 건지 감조차 안 온다"며 "내 주변 친구들과 내가 미래에 겪을 일이라는 걸 느껴 우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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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지원 등 제도적 장치 필요”
“초등학생 때부터 교사가 꿈이라 교대에 왔거든요. 근데 이젠 교사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경인교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전모(20) 씨가 한숨을 섞어가며 말했다. 전씨는 지난달부터 예상치 못한 진로 고민에 빠졌다. 약 10년 동안 교사를 꿈꿔온 전씨조차 이젠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전씨는 ‘서이초 사건’ 이후 수면 위로 올라온 교권 추락 실태를 마주하면서 ‘지금 상황으로 봐선 교사가 돼도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못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씨는 “친구들 중엔 이미 반수를 마음먹거나 의대 진학, 변리사 시험 등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곪아온 교직 사회의 문제들이 터지면서 전씨처럼 진로 고민에 빠진 교대 학생들이 늘고 있다. 교대생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칠 날을 기다리는 ‘예비 선생님’인 만큼 이번 사건으로 받는 타격감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교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주모(22) 씨도 마찬가지다. 주씨는 본격적인 임용고시 준비를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다고 했다. 작년 교생 실습 때부터 선배를 통해 ‘학교 현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쏟아져 나오는 교권 문제를 볼 때면 주씨는 “과연 내가 교사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막막함부터 앞선다고 전했다. 주씨는 “1학년 때 이걸(교권 추락 실태) 알았으면 일반대로 빠졌을 수 있었겠다 싶었다”고 했다.
경인교대생 김모(23) 씨는 ‘할 수만 있다면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4학년으로 올해 초부터 임용고시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김씨 주변에선 학부모 악성 민원, 아동학대 고소 등을 우려해 그를 말리는 사람이 많다. 김씨는 “요새 공부할 때마다 교권 추락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계속 든다”고 했다.
마주한 교직 사회의 현실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교대생도 있다. 서울교대생 성모(20) 씨는 “부푼 꿈을 안고 더 나은 교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대에) 입학했는데 지금은 그게 실현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생각에 힘이 빠진다”고 했다. 춘천교대생 임모(19) 씨도 “바닥 친 교권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 건지 감조차 안 온다”며 “내 주변 친구들과 내가 미래에 겪을 일이라는 걸 느껴 우울했다”고 말했다.
‘교권 침해’가 교사 인재 유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임 교사 이직이 많아지고 예비 교사 지원이 감소하는 등 인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교육대학, 사범대학을 나오고 임용고시를 보지 않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국공립 초중고 퇴직 교원 현황’ 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5년 미만 국공립 초·중·고 교사 589명이 교단을 떠났다. 전년 동기(303명) 대비 1.9배 급증했다. 송 교수는 “교사가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소송에 시달리니 ‘근무조건이 안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소송을 지원하는 등 교사들이 교육에 몰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효정·박지영 기자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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