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뤼순감옥 안중근의사 전시실 폐쇄

박준우 기자 2023. 8.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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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뤼순일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이하 뤼순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이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박물관이 실제 시설 전반을 순차적으로 보수하거나, 전시 내용을 중국의 입맛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하기 위해 안중근 전시실을 폐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한·중 관계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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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이후 ‘수리중’ 관람제한
한중 관계 악화 영향 가능성 제기
뤼순감옥박물관 전경. 사진 샤오훙수 캡처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뤼순일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이하 뤼순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의사 전시실이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뤼순감옥 박물관과 다롄 교민들에 따르면 이 박물관 내 ‘국제전사 전시실’이 보수 공사를 이유로 폐쇄된 상태다. 이 박물관 내 10여 개 전시실 가운데 다른 전시실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안 의사가 수감됐던 독방 전시실과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는 국제전사 전시실은 문이 굳게 닫힌 채 자물쇠로 채워져 출입이 금지됐다. 국제전사 전시실에는 안 의사 흉상과 옥중 글씨, 단재 신채호·우당 이회영 선생 등 뤼순감옥에 수감됐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11명의 활약상을 알리는 사료를 전시해왔다. 이 전시실은 2009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등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설치했으며 ‘안중근 전시실’로 불린다. 안 의사 독방 전시실은 이 박물관 개방 때부터 창문 밖에서만 볼 수 있을 뿐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으나 안중근 전시실은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일반인 관람이 허용되다 현충일(6월 6일) 때는 폐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 기간이 적어도 두 달 이상 됐다는 얘기다.

뤼순 박물관 측은 안중근 전시실 폐쇄 이유에 대해 시설 보수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시설 정비나 보수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방문객들이 전했다. 이 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도 차단된 상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청사 보수로 인해 잠시 인터넷 전용선이 끊겨 홈페이지가 일시 닫혔다“며 ”양해를 부탁한다“는 안내문만 뜬다. 다만 이 박물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한 관람 예약은 가능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제전사 전시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며 ”국제전사 전시실은 수리 중이라 폐쇄됐으며 재개관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이 실제 시설 전반을 순차적으로 보수하거나, 전시 내용을 중국의 입맛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하기 위해 안중근 전시실을 폐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한·중 관계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중근 전시실 폐쇄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앞둔 지난 4월 말 ”대만해협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부(國父)‘ 쑨원(孫文)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등 중국의 저명인사들이 추모 글을 남기는 등 중국인들도 안 의사의 기개를 높이 평가해왔다. 중국 당국은 안 의사 순국 100주기였던 2010년 3월 26일 안중근 기념관에서 추모 행사를 열도록 공식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대표단과 동북아역사재단 학자들로 구성된 추모단이 이곳에서 추모식을 거행했다. 또 안 의사 순국 105주기였던 2015년 3월 26일에는 국가보훈처가 주최하고 한중친선협회와 다롄 한인회가 공동 주관해 첫 한국 정부 행사로 추모식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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