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체력훈련 시작한 최준용 “감독님, 서로 조금만 내려놓고 중간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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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29·KCC)은 한국 농구 선수 가운데 보기 드문 '국제용'으로 평가받는다.
최준용은 태백 훈련 4일 차이던 지난달 27일 "태백에 오기 전에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100% 신뢰하고 너희 말대로 이행할 테니 너희도 그만큼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훈련에) 나와보니 안 바뀌었어요. 속았어요. 오후에 또 산 뛰러 가요"라고 했다.
전 감독의 '기습 공격'에 최준용은 로드워크 훈련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 틈에서 걷는 걸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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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29·KCC)은 한국 농구 선수 가운데 보기 드문 ‘국제용’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리그에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태극마크만 달아주면 펄펄 날아다니곤 한다. 그만큼 성격도 튀었다.
그래서 2016년 프로 데뷔 후 줄곧 SK에서만 뛰던 최준용이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CC와 계약하자 여기저기서 말이 많았다. 전창진 KCC 감독(60)은 토종 가운데도 토종 스타일로 팀을 이끌기 때문이다.
그래도 ‘극과 극’이 통할 때도 있는 법. 두 사람의 ‘궁합’이 궁금해 지난달 3일 경기 용인시 KCC 체육관을 찾았다.
최준용은 “계약 전에 만났을 때 감독님이 ‘너 때문에 담배 자주 피웠다. 재수 없어서’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감독님 싫어했고요. ‘꼰대’, ‘호랑이 감독’ 이미지가 셌죠.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오해가 있었더라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볼 때는 맨날 짜증을 내면서 선수들에게 뭐라고 하시길래 그 이유가 궁금했어요. 그런데 안에서 보니 식사하실 때도 똑같은 표정이에요. 평소에 ‘맛집’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때도 얼굴에는 화가 가득해요. 무서운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감독으로 이미지를 바꿔드리고 싶어요. 웃으실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밖에서는 다 걱정하죠. 그런데 난 많이 내려놓기로 했어요. (최준용이) 농구에 대한 능력은 확실히 있는 친구예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전 감독이 최준용에게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약속한 것 가운데 하나는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산을 전력 질주하는 ‘로드워크’다. 전 감독은 5월 22일 열린 최준용의 입단 기자회견 때 먼저 나서 “로드워크를 없애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감독님은 살아오신 거나 농구적인 부분이나 ‘예전에 하던 것들’에 익숙하신 분이에요.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뛰어야만 체력 훈련이 된다고 생각하는 강박감이 약간 있으세요. 체력훈련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우리나라처럼 하는 곳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로드워크가 정말 도움이 된다면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도 태백으로 전지훈련 와야죠. 결국 농구를 잘하려고 훈련하는 건데 우리가 하는 운동은 너무 갇혀 있어요. 한국 농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좀 넓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감독님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가는 게 선수의 몫이잖아요. 감독님도 어느 정도 열려 있는 분이세요. 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요즘 선수들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고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로 조금만 내려놓고 중간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KCC는 지난달 24일 태백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로드워크는 예전처럼 계속 뛰는 대신 걷고 뛰기를 반복하는 ‘인터벌’ 방식으로 바뀌었다.
최준용은 태백 훈련 4일 차이던 지난달 27일 “태백에 오기 전에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100% 신뢰하고 너희 말대로 이행할 테니 너희도 그만큼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훈련에) 나와보니 안 바뀌었어요. 속았어요. 오후에 또 산 뛰러 가요”라고 했다.
전 감독의 ‘기습 공격’에 최준용은 로드워크 훈련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 틈에서 걷는 걸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발뒤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팀 훈련에 합류한 지 2주가 된 최준용이 언덕길을 뛰지 못할 이유는 없다. “로드워크를 아예 없애겠다고 한 적은 없다”는 전 감독도 이를 모르는 척 할 뿐이다. 최준용도 대화를 아직 포기한 건 아니라고 했다.
“조금만 더 도전해보고 안 된다 싶으면 그땐 포기하고 서로 갈 길 가야죠.”
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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