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김은경 '여명 비례 투표' 발언, 오해 사기 충분…노인 폄하"

2023. 8. 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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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부에서도 비판…조응천 "우리 당 도와주러 온 분 맞나", 이상민 "설화가 몇 번째냐"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청년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던 중 아들의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나'라는 질문에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한 일을 소개한 데 대해 여야 모두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30일 청년 세대 좌담회에서 한 발언이 노인 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자 어제 입장문을 내고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반박했다"며 "사안을 정쟁화하고 세대 갈라치기를 하는 사람은 김 위원장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며 '각 유권자에게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권을 주자'는 (김 위원장) 아들의 발상은 중학생다운 순진한 생각"이라며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 생각을 받아 미래가 긴 사람과 미래가 짧은 사람이라는 갈등적 표현으로 세대를 대비시키는 순간 아들의 순진한 발상은 고도의 정쟁적인 주장으로 바뀌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더욱이 아들의 말에 '참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의 1인 1표 원칙 때문에 실현되기 힘들다'고 답한 것도 '1인 1표 정책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처럼 이야기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미래가 짧은 사람에게 미래가 긴 사람과 똑같이 한 표를 주는 1인 1표의 원칙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노인 폄하 발언의 긴 역사를 가진 정당"이라며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혁신해야 할 것은 갈등적 세계관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표 계산을 앞세워 극단적 국민 분할 지배 전략으로 접근하는 민주당의 구태다. 혁신위도 그런 구태에 빠져 있다면 민주당의 혁신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노인 비하 발언을 해 충격"이라며 "혁신위인지, 호신위인지 헷갈리게 하더니 결국 사고쳤다"고 썼다.

박 의장은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라며 "폭염 탓인가?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DNA'가 또 다시 고개를 든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어르신들의 경륜과 식견이 있어야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 민주당의 석고대죄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6일까지 휴가 중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노인무시· 노인비하 DNA의 화룡점정"이라며 "선배 세대 어르신들께서 온갖 고초를 겪으시며 일궈내신 기적 같은 성취에 대해 단 한 줌의 경외심이라도 있다면, 김 위원장의 저런 폭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 본인이야말로 혁신의 대상이자 징계 퇴출의 대상인데, 이런 인물이 누구를 혁신하고 징계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민주당 혁신위는 김 위원장 이하 전원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모든 직으로부터의 사퇴는 물론, 혁신위를 스스로 해체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어제 정말 귀를 의심했다.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우리 당을 도와주러 오신 분 맞나"라며 "지금 하신 그 말씀은 지독한 노인 폄하 발언이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설화가 지금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돈 봉투 사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이낙연 대표에 대해서 '계파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초선 의원 학력 저하 코로나 학생들 같다', 그리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넥스트 민주당'에 포함됐다니 만남을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시기 전부터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기득권이다' 딱 못 박았다. 그리고 서복경 혁신위원이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 아니냐?' 그러니 '틀린 생각 아니다'라고 했다"며 "방송 좀 안 나오시거나 말씀 좀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 너무 황당하다"며 "나이 갖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헌법정신이다. 피부색, 인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투표권을 나이, 연명 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는 말은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의 경우 (설화가) 한두 번이 아니지 않나?"라며 "민주당을 콩가루 집안, 오합지졸이라고 해서 너무 모욕적이었다. 또 초선 의원들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서 학력 저하된 학생과 같다', (또한)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전제로 한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전제로 한 기구다. 이재명 지킴이가 틀린 말은 아니다' 뭐 이런 취지의 말이라든가, 말이 정도가 너무 지나치고 너무 일탈을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의 반박 입장문에 대해 이 의원은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한다. 말할 때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앞뒤 전후 상황 다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얘기를 해야 되는데, 자꾸 '뭐가 왜곡됐다', '갈라치기 한다'고 상대를 탓하거나 언론을 탓하는 건 아주 안 좋은 습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청년들의 투표나 정치권을 많이 행사하라고 독려한다면 그렇게만 얘기하면 된다. '청년 여러분, 투표권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서 여러분의 뜻을 밝히십시오, 관철하십시오' 이러면 된다"며 "나이 든 사람, 여명 복잡하게 무슨 얘기를 해서 왜 그런 오해를 사나? 과실을 본인에게서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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